민주당 반대로 이상현·우인식 후보 선출안 모두 부결
국민의힘 “야당 추천권 무력화”… 국회 전면 보이콧 돌입
민주당 “반인권·내란 옹호 세력” 비판… 정기국회 파행 우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7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묻지마식 의회폭주 민주당식 협치파괴' 규탄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7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묻지마식 의회폭주 민주당식 협치파괴' 규탄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선출안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야당 배제”라고 반발하며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했고, 여야 충돌로 9월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파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으로 추천한 이상현 숭실대 교수와 비상임위원 우인식 변호사에 대한 선출안이 각각 표결에 부쳐졌지만 모두 부결됐다. 두 후보 모두 270명이 투표한 가운데 찬성 99표에 그쳐 과반(136표)에 미치지 못했다.

민주당은 당론 없이 자율투표로 진행했지만, 표결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반인권·반민주 내란 옹호 세력”이라는 강한 비판이 나왔다.

선출안이 부결되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상 검열을 자행했다”며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독재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현 교수는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 소속으로, 지난해 계엄령 정당화 성명을 낸 바 있으며, 우인식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활동과 전광훈 목사의 변호를 맡았던 이력으로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이 같은 전력을 반인권적이라고 판단했고, 서미화 의원은 “국가인권위를 ‘윤어게인 집합소’로 만들려는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국민의힘이 추천한 지영준·박형명 변호사 선출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철회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두 차례 연속 추천이 무산되자 이날 국회 본청 계단에서 규탄 대회를 열고, 국회 운영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 여성가족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 일정에 불참했고, 여가위 전체회의는 취소됐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국회의장이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후 모든 상임위 일정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는 28~29일 의원 연찬회에서 정기국회 대응 전략과 추가 투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보이콧에 대해 “무책임한 정치적 일탈”이라고 비판했다. 한병도 예결위원장은 “국민을 외면한 행태”라며 유감을 표했고, 민주당 소속 여가위원들은 “인사청문회를 막으려는 파렴치한 태도”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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