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옥상에 올라 세계 최장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해고 노동자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이 드디어 고공농성 600일째가 되는 29일 땅으로 내려온다.

28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이하 지회)에 따르면 박 수석부지회장은 29일 오후 3시쯤 내려와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 측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고용 승계와 청문회 등 지회가 요구한 여러 사안에 대해 해결할 것을 약속한 만큼 고공농성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도 이날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내려오면 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은 노사 교섭 개최와 외국인 투자기업 규제 입법 약속을 선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닛토덴코의 자회사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액정표시장치(LCD) 편광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로, 2022년 10월 구미공장 화재 뒤 사업을 정리했다.

같은 해 11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이듬해 2월 남은 인원에 대해 정리해고를 했다. 현재 박 수석부지회장을 포함해 7명이 남아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 수석부지회장의 고공농성은 회사 측이 공장을 철거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1월 8일부터 이날로 599일째 계속되고 있다.

노사 간 입장 차이로 사태 해결에 난항을 겪던 고공농성은 최근 정부와 민주당이 의지를 보이며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현장을 찾아 9m 높이 농성장에 올라가 박 수석부지회장을 만나 “청문회든, 입법공청회를 하든 최선을 다할 테니 그만 내려와 달라”고 호소했다.

정 대표는 이후 지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왜 해고당했는지, 왜 고용 승계를 하고 있지 않은지 제발 이유라도 알고 싶으니 좀 만나 달라는 소박한 요구”라며 “한국니토옵티칼 대표이사를 국회로 불러내 노동자들과 직접 대화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당에서 관련 TF를 만들고 지속해서 협의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지난달 26일 현장을 방문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해결을 위해 노동부만이 아닌 산자부, 기재부 등과의 협력도 모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박해철 민주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방관하고 방치했던 해고 노동자들의 절규를 절대 간과하지 않겠다”며 “해고 노동자들의 노사 대화, 한국과 일본 NCP를 통한 조정 등을 통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