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서 1억 수수 의혹… “윤심은 변함없이 권” 문자도
원정도박 수사 무마·공직 추천 개입 정황 수사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 특검 내 절차 검토 중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8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날 13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진행한 직후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특검에 따르면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현재 구속기소)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2~3월에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서 현금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통일교 측이 행사 지원 등을 요청한 정황이 있었다고 본다.
권 의원이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통일교에 전달해 사전 대비를 돕고, 대선·총선 국면에서 교단의 조직적 지원을 받는 대가로 통일교 현안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수사 대상이다. 관련 내용은 윤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도 일부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씨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권 의원을 지지하기 위해 통일교 신도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특검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씨가 “윤심(尹心)은 누구냐”는 질문에 전 씨가 “변함없이 권”이라 답한 문자메시지를 특검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27일 특검에 출석하며 “결백하다. 당당히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는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지자 별다른 언급 없이 조용히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영장 청구는 특검 역사상 최초로 불체포특권을 가진 현직 국회의원을 상대로 특검이 신병 확보에 나선 사례다. 내란·순직해병 특검을 포함한 현재 운영 중인 3대 특검 가운데서도 처음이다.
현직 의원에 대한 구속은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야만 가능하다. 다만 특검은 법무부의 지휘를 받지 않기 때문에, 체포동의 요구서가 어떤 경로로 국회에 접수될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검팀 내부에서도 관련 절차를 놓고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