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29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과 관련해  "정 장관조차 검찰에 장악돼 있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임 지검장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촛불행동 등 주최로 열린 '검찰개혁의 쟁점은 무엇인가'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검찰개혁안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수준"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임 지검장은 "(정 장관의 검찰개혁안은) 검사장 자리 늘리기 수준인 것 같아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정 장관조차도 검찰에 장악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중수청을 행안부에 설치하면 지나치게 수사 권한이 집중돼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추석 전까지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는 민주당의 검찰 개혁안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문제 등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여당의 기존 검찰개혁 구상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지검장은 "중수청을 검찰의 법무부에 두면 칸막이가 제대로 쳐진다고 할 수 있겠냐"며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는 안에 찬성한다"고 정 장관과 대립된 의견을 피력했다. 

임 지검장은 정 장관이 주장하는 검찰개혁안이 법무부 이진수 차관, 성상헌 검찰국장 등으로부터 보고받아 나온 것이라고 설명하며 정부의 법무부 인사가 잘못됐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번 (법무부) 첫 인사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급하게 하다 보니 난 참사 수준"이라며 '찐윤' 검사들이 검찰을 장악한 인사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봉욱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이진수 법무부 차관, 성상헌 검찰국장,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찰총장 직무대행), 김수홍 검찰과장 등을 '검찰 개혁 5적'으로 규정했다.

임 지검장은 "검찰개혁을 진짜로 할 생각이 있는지 정 장관과 정부에게 국민은 묻고 있다"며 "제대로 하려면 인사권을 행사해 실제 개혁을 완성할 사람들로 (법무부 등을) 채워달라고 건의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지검장은 "검찰개혁을 실제 하실 생각이 있는지 정 장관님과 정부에게 국민들은 묻고 있다. 눈가리고 아웅식의 하는 척 하는 것 말고 실질적인 수사구조 개혁, 수사와 기소 분리 검찰개혁 완성이 공약이고 이행하는 것이 공무원의 자세"라며 "그런 자세를 취하지 않으실 분은 법무부 간부로 남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30기로 검찰 내 대표적인 '검찰개혁론자'로 꼽힌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관련해 "일종의 보여주기식은 안 된다"며 "권력집중으로 인한 권한 남용 방지 대책이나 수사권을 원활하게 운용하는 등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실질적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요한 쟁점에 대해 대책과 해법 마련을 위해 국민 앞에서 합리적으로 논쟁하고 토론하라"면서 "(토론을) 내가 주재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