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미술관·박물관 통합 입장권 호응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 7월 22일 전국 최초로 선보인 미술관·박물관 통합 할인입장권 ‘경주아트패스’가 출시 한 달 만인 8월 말 기준으로 판매 2000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아트패스는 솔거미술관, 우양미술관, 플레이스씨(PLACE C), 불국사박물관 등 경주의 대표 예술기관 4곳을 기존 개별 요금 3만7000원 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가격 1만8000원에 둘러볼 수 있는 통합권이다.
각 관람권을 따로 끊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고대 불교미술에서 현대 추상회화까지 아우르는 여정을 하나로 묶어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유진 플레이스씨 관장은 “아트패스 출시 이후 젊은 층 관람객이 크게 늘었다”며 “경주의 역사적 무게감 속에서 현대미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이지우 우양미술관 학예사도 “경주를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문화 여행지로 인식하게 되는 변화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참여 기관의 전시는 다양하다.
솔거미술관은 재불화가 죠셉 초이 개인전 ‘기억의 지층, 경계를 넘는 시선’(9월 21일까지)과 박대성 화백의 상설전 ‘소산 수묵’을 선보이고 있다.
우양미술관은 아모아코 보아포의 아시아 첫 개인전 ‘I Have Been Here Before’와 APEC을 기념한 백남준 특별전(11월 30일까지)을 마련했다.
플레이스씨는 이강욱 개인전에 이어 9월 3일부터 10월 8일까지 APEC 특별전 ‘TIME TO STAGE: 우리 삶의 무대에 오르는 순간’을 진행한다.
이 전시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이 착용했던 의상을 다섯 명의 미술가가 재해석한 설치작품이 공개돼 대중적 관심을 모은다.
불국사박물관은 불국사 삼층석탑 사리장엄구를 비롯한 불교 및 기증 문화재를 연중 상설로 전시하며 고대 불교미술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아트패스는 입장권 판매 성과를 넘어 지역 관광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관광객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서 숙박·식음·교통 등 지역경제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내고, 역사문화유산에 집중되던 소비를 지역 미술관·박물관으로 분산시키고 있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경주아트패스는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라며 “지속 가능한 관광 콘텐츠로 정착시켜 경주를 ‘예술 수도(首都)’로 리브랜딩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아트패스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경주의 새로운 매력을 알릴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