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방중…전용열차 타고 2일 오전 베이징 도착 예정
3일 톈안먼 열병식 참석…푸틴·시진핑과 나란히 주석단 배치
북·중·러 삼각 공조 상징…김정은 첫 다자외교 무대 데뷔 주목

전용 열차를 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전용 열차를 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후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했다. 3일 열리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방중으로, 2019년 1월 이후 약 5년 만의 중국 방문이자 김 위원장의 첫 다자외교 무대 데뷔다.

정부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평양에서 전용열차에 올라 신의주를 거쳐 중국 단둥으로 입국했으며, 현재 베이징으로 향해 이동 중이다. 북한 철도 사정과 열차의 방탄 설계 등을 고려할 때 이동 속도는 시속 50~60㎞ 수준에 그치며, 전체 여정에는 20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행사 전날인 2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철도당국은 전날 랴오닝성 단둥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일부 야간 열차의 예매를 중단한 바 있는데, 이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 운행과 관련된 조치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열차는 2019년 방중 당시와 마찬가지로 단둥, 선양, 톈진을 거쳐 베이징에 이르는 노선을 이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노선은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경로로, 김 위원장이 전용기를 대신해 열차를 선택한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전용열차를 즐겨 이용해 왔다. 시속은 느리지만 외부 위협에 대한 방호력이 높고, 열차 내부에서 업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북한이 공개한 전용열차 내부에는 노트북과 모니터, 스마트폰 등 각종 업무 장비가 탑재돼 있으며, 방탄 기능은 물론 박격포 무장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열차를 주요 이동 수단으로 활용했던 만큼, 이러한 선택에는 상징성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함께 자리하며, 크렘린궁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왼쪽, 푸틴 대통령은 오른쪽에 배치될 예정이다.

비록 중국 주도의 행사지만, 이번 열병식은 북·중·러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드문 장면을 연출하면서 사실상 반서방 연대의 상징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북중러 축을 강화하려는 대외 행보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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