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 여사, 명품 제공 뒤 통일교 인사에 감사 전화”
“대선 도와줘 고맙다”… 당선 직후에도 직접 연락
“통일교 측, 교육부 장관 행사 참석 등 반복 청탁”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수천만원대 명품 선물을 받은 뒤 통일교 인사에게 전화해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사실이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특검은 이를 알선수재 혐의의 핵심 증거로 제시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는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총 8293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와 다이아몬드 목걸이, 농축차 등을 건넸다.
윤씨는 대선 지원의 대가로 김 여사 측과 접촉을 시도했고, 전씨는 윤씨의 청탁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며 관계를 이어갔다. 두 번째 샤넬백은 김 여사의 나토 순방 직후 전달됐고, 윤씨는 이 시점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김 여사는 윤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와 함께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선물은 7월 29일 전달됐다. 윤씨는 통일교 국제행사에 교육부 장관 참석을 요청하며 6220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전씨에게 건넸고, 이 선물은 김 여사에게 전달됐다. 전씨는 “여사님이 큰 선물이라 놀라셨지만 별다른 말씀은 없었다”고 전했다. 해당 행사에 장관은 실제 참석하지 않았다.
특검은 김 여사와 전씨가 통일교의 대선 지원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당선 이후에도 상생 관계 유지를 위해 접촉을 지속했다고 봤다. 특히 2022년 3월30일, 김 여사가 윤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도와줘서 고맙다. 요청이 있으면 전씨와 상의하라”고 말한 사실이 청탁 통로 형성의 계기가 됐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이후 통일교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교인들의 당원 가입을 추진한 정황도 포착했다.
김 여사 측은 선물을 전달받지 않았거나 모두 잃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특검은 김 여사가 명품 제공과 청탁 내용을 인지한 상태였다고 본다. 공소장에는 김 여사를 대통령의 국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인물로 규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