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약 300명 체포된 단속에
“발표 직전 들어…아는 것 없다
다른 나라와 잘 지내기 원하고
안정적 노동력도 원하고 있어"
76억달러 투자 공사 전면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이민 단속이 이뤄져 한국인을 포함한 수백명이 체포된 데 대해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illegal aliens)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언론으로부터 단속 관련 질문을 받은 뒤 "난 그 사건에 대해 (이민 당국의) 기자회견 직전에야 들었다. 하지만 조금 전에 있었던 그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수색 대상이 된 현대차그룹이 앞서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데 대해선 "그들은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나 물건들을 팔 권리가 있다"며 "아시다시피 이것은 일방적인 거래(one-sided deal)가 아니다"라고 했다. 

주류·담배·총기·폭발물 단속국 애틀랜타 지부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셀 합작 공장 건설현장에서 이민단속을 벌이고 있다. [ATF 애틀랜타 엑스 계정 캡처]
주류·담배·총기·폭발물 단속국 애틀랜타 지부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셀 합작 공장 건설현장에서 이민단속을 벌이고 있다. [ATF 애틀랜타 엑스 계정 캡처]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에 나선 해외 기업에 대해 대규모 이민 단속을 벌인 것은 부당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해외 기업의 투자 결정이 미국에만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기에서 일하는 불법 체류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바이든 정부 때 넘어와 불법으로 우리나라에 입국한 것"이라며 "그들(이민 당국)은 그들의할 일을 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미 국토안보수사국(HSI),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 순찰대,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은 전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을 벌여 475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사람 가운데 약 300명이 한국 국적자로 추정되며, 하청업체 직원들도 다수 포함됐다.

일부는 단기 상용(B1) 비자 또는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입국했으나 취업이 금지된 상태에서 일을 하던 중 단속에 걸렸고, 비자 체류 기간을 초과하거나 불법 입국한 인원도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불과 일주일 전 이재명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배터리 산업을 포함한 1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직후 발생한 사건이라 외교적 파장도 예상된다.

이 공장은 약 76억달러가 투입된 조지아주 최대 규모 경제 개발 사업으로,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단속으로 공사 현장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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