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4계절 중 여름철에 비가 가장 많이 내린다. 그런 까닭에 예전에는 여름철 가뭄은 언감생심(焉敢生心)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오히려 장마로 인한 홍수로 물난리나 겪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염, 폭우, 가뭄 등 이상기후가 덮치면서 여름철 가뭄이 일상화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재난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강릉을 덮친 최악 가뭄도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예전부터 심각한 가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실효적인 대책 마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철 최악 가뭄 피해는 비단 강릉뿐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경북 청도에서는 여철에 때아닌 가뭄이 닥쳐 한동한 식수대란 소동을 겪어야 했다.

올해 여름에도 경북 소재 영남권 식수원인 안동댐과 임하댐의× 가뭄단계가 '주의' 로 격상됨에 따라 용수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올들어 이달 3일까지 안동댐은 예년 강수량(861㎜)의 71% 수준인 610㎜의 비만 내렸다. 홍수기가 시작된 6월 21일부터 이날까지 강우량은 293mm로 예년(551mm)의 53% 수준에 그쳤다.

이날 기준 저수율은 안동댐 42.7%, 임하댐 54%로, 안동댐의 경우 저수율이 예년(56.5%)보다 13.8%나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안동·임하댐에서 물을 끌어다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대구지역은 두 댐의 저수율 감소로 급수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물 관리당국은 내년 홍수기까지 생활용수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그때까지 예년 수준의 비가 내렸을 때 얘기다.

만일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이 지속될 경우 강릉의 역대급 가뭄난이 되풀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폭염, 폭우, 가뭄 등 이상기후가 일상화 된 상황에서 언제까지 하늘만 쳐다보면서 요행을 바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이같은 자연재난은 인명ㆍ재산 손실은 물론, 건설현장 등의 생산성 저하를 초래해 결국 대한민국 경제부진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매년 되풀이 되는 가뭄을 예방하기 위한 ‘재해 예방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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