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디지털 기술을 통해 육안상 판독 어려운 문화유산의 특징 확인
공원사무소는 지난해 경주 남산 지암곡 제4사지 마애선각입상에 대해 3D스캔 및 Arch3D Liner SW 표면분석기술(문화유산 분야 최초로 국가기술표준원 인증을 받은 3차원 디지털 시각화 기술)을 활용해 해당 도상이 불상(여래상)임을 밝혀냈고, 조성시기를 삼국시대로 추정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경주 동천동(소금강산) 마애보살상 △경주 남산 삼릉계 제6사지 마애여래좌상 △삼릉계 제9사지 마애여래좌상 등 총 3건의 마애불을 분석했다. 소금강산 동천동 마애보살상은 2004년 탐방객에 의해 최초 발견됐다. 발견 당시 풍화, 절리 등 훼손이 심해 육안으로 도상 확인이 어려웠으며, 이후 본격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대의(가사)와 군을 착용하고 있어 보살상이 아닌 불상(여래상)임을 확인했고, U자형으로 내려오는 옷주름과 양쪽으로 뻗친 대의 끝자락 등의 표현방식을 통해 6세기~7세기 초 삼국시대의 불상 양식이 반영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7세기 초 조성된 경주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상군보다 이른 시기로 추정되며 지난해 조사한 지암곡 제4사지 마애선각입상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신라 최고(最古) 마애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삼릉계 마애여래좌상 2건은 모두 높은 암반에 조각돼 있으며, 균열 등 훼손이 심한 상태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제6사지 마애불이 어깨선 아래로 조각 흔적이 없어 미완성 불상임을 확인했다. 비록 완성된 불상은 아니지만, 마애불의 제작 순서와 과정을 유추할 수 있는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
제9사지 마애불은 다른 암반에 하반신이 가려져 있으나 이번 조사로 좌상임을 명확히 했고, 특이한 형태의 수인을 새롭게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비지정 문화유산에 대한 과학적 조사로 그 특징을 밝혀낸 사례로, 향후 지속적인 연구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원사무소 이성원 문화자원과장은 “이번 조사가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문화유산 보전과 관리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학계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 내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공원 내 문화유산 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