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 이미지. 포스텍 제공
맑던 하늘이 갑자기 뿌옇게 변하는 데에는 자동차 매연과 공장 배출가스 외에 가뭄과 산불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이형주 교수 연구팀(통합과정 신민영·김나래)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대상으로 1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가뭄과 산불이 초미세먼지(PM2.5)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Environment Internationa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PM2.5는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로, 호흡기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엄격히 관리된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의 대기질 관측 자료와 모델링 데이터를 활용해 가뭄 정도를 네 단계로 구분한 뒤, 단계별 PM2.5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뭄이 한 단계 심해질 때마다 PM2.5 농도는 평균 1.5㎍/㎥ 증가했다.

가뭄이 심해지면 산불 위험도 커져, 단계가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산불 발생 확률은 약 90% 높아졌다.

특히 극심한 가뭄 상황에서 산불까지 겹치면 PM2.5 농도가 평소보다 평균 9.5㎍/㎥ 상승했다.

또한 가뭄으로 인한 초미세먼지 증가는 대부분 산불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 단계가 심해져도 산불이 발생하지 않으면 PM2.5 농도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이 교수는 “가뭄·산불·대기오염의 복합적 관계를 장기간 자료로 정량적으로 확인한 첫 연구”라며 “한국 역시 주기적으로 가뭄을 겪고 최근 대형 산불이 늘고 있어 시사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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