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보수 본색’, 고이즈미 ‘세습 개혁’… 성향 다른 두 인물에 표 집중

다음 달 4일 치러지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여론조사에서 나란히 선두권에 올라서며 양강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조사 기관에 따라 누가 1위를 차지했는지가 엇갈리면서, 막판 판세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3~14일 유권자 10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다카이치 전 담당상이 ‘총재로 적합한 인물’이라는 응답을 29%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25%로 뒤를 이었다.

반면 지지통신이 12~15일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면접 조사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상이 23.8%로 1위, 다카이치 전 담당상이 21.0%로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진행된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다카이치 28.0%, 고이즈미 22.5%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자민당 지지층에 한정할 경우, 두 조사 모두에서 고이즈미의 우세가 뚜렷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고이즈미가 33%, 다카이치가 28%, 지지통신 조사에선 각각 31.8%, 19.7%를 기록했다.
두 사람 모두 ‘개혁 의욕’에 대한 기대가 지지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요미우리 조사에 따르면 고이즈미 지지자의 89%, 다카이치 지지자의 85%가 ‘개혁 의욕’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고이즈미는 이 밖에도 ‘메시지 전달력’(88%)과 ‘인품’(84%)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고, 다카이치도 ‘정책 기대’와 ‘국가 비전’ 항목에서 각각 70% 이상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두 후보는 정치적 배경과 성향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다카이치 전 담당상은 60대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노선을 걸으며 ‘여자 아베’로 불릴 정도로 보수층의 고정 지지를 받고 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꾸준히 이어왔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으로, 40대 세습 정치인이다. 젊은 세대와 중도층을 아우르며 일부 진보적 정책을 내세운 이력도 있다. 대표적으로, 과거에는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자민당 총재는 국민이 아닌 당 소속 의원과 당원들의 투표로 선출된다. 일본은 내각제 국가이기 때문에 제1당 총재는 곧 총리를 겸한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차기 총리를 결정짓는 절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