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건설사 산재 5년간 2만건… 하루 평균 12건 꼴
10대 건설사 모두 3명 이상 사망… 대우·현대·HDC 순
한국 산재 사망률, 일본·독일보다 3배 이상 높아

최근 5년간 국내 민간 건설사에서 하루 평균 12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가운데, 10대 대형 건설사에서만 113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5년간 국내 민간 건설사에서 하루 평균 12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가운데, 10대 대형 건설사에서만 113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5년간 국내 민간 건설사에서 하루 평균 12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가운데, 10대 대형 건설사에서만 113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건설 현장의 산재 사망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홍철·정준호 의원이 각각 근로복지공단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민간 건설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승인 건수는 총 2만9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210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2890건 △2022년 3633건 △2023년 4862건 △2024년 5863건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1~6월)에는 2846건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10대 건설사 가운데 산업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대우건설(2514건)이었다. 이어 △현대건설(1875건) △GS건설(1705건) △한화건설(1574건) △롯데건설(1372건) △삼성물산(1270건) △SK에코플랜트(1221건) △포스코이앤씨(1158건) △현대엔지니어링(1064건) △DL이앤씨(935건) 순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만 따져도 최근 5년간 10대 건설사에서 113명이 숨졌다. 올해 7월까지도 이미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대우건설 20명 △현대건설 19명 △HDC현대산업개발 18명 △현대엔지니어링 14명 △포스코이앤씨 13명 순이었다. 10대 건설사 모두 최근 6년 내 3명 이상의 사망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에만 6명의 사망자가 발생, 상반기 영업이익(2143억원)을 기준으로 추정한 과징금 규모는 10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지난해 5명, 올해 4명 등 9명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으나, 상반기 영업이익이 적자여서 연말까지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경우 과징금 하한선인 30억원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

한편,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률은 국제 기준보다 크게 높다. 지난해 기준 사고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고 사망자 수)은 0.39명으로, 일본(0.12명), 독일(0.11명), 영국(0.03명)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를 OECD 평균 수준인 0.29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정준호 의원은 “산업 안전 투자를 단순한 비용이 아닌, 국가와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건설 현장의 산재 사망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안전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