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사이 대구·경북 지역의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4분의 1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금융 전환과 은행 운영 효율성을 이유로 점포 축소와 ATM까지 빠르게 사라지고 있지만 정작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대안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은행 ATM. 연합뉴스
은행 ATM. 연합뉴스

22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ATM은 2020년 3만3707개에서 지난 7월 말 기준 2만5987개로 7720개(22.9%)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울산이 28.4%로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고 뒤이어 경북 27.3%, 경남 27.1%, 부산 26.7%, 대구 25.4%, 충북 24.2%, 서울 23.9% 등 순이었다. 

특히, 같은 기간 대구는 2048대에서 1528대로 25.3%, 경북은 1280대에서 930대로 27.3% 줄어 전국 평균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구 중구가 2020년 240대에서 올해 165대로 31.2% 줄며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대구에서 가장 ATM이 많았던 달서구는 463대에서 324대로 30% 감소했다. 이어 북구 26.5%, 서구 23.6%, 동구 23.5%, 달성군 23.2% 등 지역 전반에서 ATM 감소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경북의 경우 칠곡군이 44대에서 29대로 34% 감소해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고 뒤이어 구미시 33.3%, 경주시 31.6%, 영천시 30%, 영덕군 30%, 경산시 28.7%, 영주시 28.2%, 포항시 27.3% 등 대부분 도시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은행별로는 5대 은행(KB국민·우리·신한·NH농협·하나) 기준으로 전국에서 KB국민은행의 ATM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2020년 말 5785대에서 올해 4202대로 1583대(27.4%)가 줄었다. 뒤이어 우리 24.8%, NH농협 23.6%, 신한 23.6%, 하나 6.3% 순이었다.

대구·경북의 경우 iM뱅크를 포함 6대 은행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246대에서 170대로 30.89% 줄며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뒤이어 KB국민 30.37%, iM뱅크 27.50%, 우리 26.21%, NH농협 23.75%, 하나 14.08% 순이었다. 

금융의 디지털화, 은행 운영 효율성을 이유로 오프라인 점포와 ATM이 빠르게 줄어들자 고령층, 장애인, 농어촌 주민 등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개선을 위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과 은행연합회는 지난해부터 전통 지역시장을 중심으로 공동 ATM을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설치된 공동 ATM은 강원도 삼척중앙시장, 경북 청도시장, 전북 부안상설시장, 충남 태안시장 등 4개에 불과하다.

추경호 의원은 “은행 지점 축소에 이어 ATM까지 빠르게 사라지면서 금융 소외 문제가 지역과 계층별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고령층과 농촌 주민들의 불편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공동 ATM 운영 확대, 편의점·공공시설 내 설치 지원, 비대면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대체 서비스 마련 등 제도적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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