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서 응급환자가 진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한 채 구급차 안에서 수 시간씩 이 병원, 저 병원을 도는 ‘응급실 뺑뺑이’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달까지 집계된 건수가 지난해 응급환자 병원 이송 지연 건수의 절반을 넘어서 지난해 발생한 의정 갈등의 후폭풍이 시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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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부터 지난 8월까지 현장 출발 이후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이상 걸린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 건수는 대구 1021건, 경북 6408건으로 나타났다.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 지연은 119 구급대가 응급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병원 측이 수용할 수 없어 다시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을 뜻한다.

대구의 경우 2023년 288건에서 2024년 45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276건으로 집계됐다. 현장 출발 이후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이상 지연된 경우는 2023년 269건에서 2024년 423건으로 154건 이상 늘었으며 3시간 이상 지연된 경우도 5건에서 9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3시간 이상 지연된 건수는 벌써 9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경북은 2023년 전체 2333건에서 지난해 2394건으로 늘었다.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이상 지연된 경우는 2023년 2229건에서 2024년 2249건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3시간 이상 지연된 경우는 10건에서 33건으로 3배 급증했다. 올해의 경우 3시간 이상 지연된 건수는 벌써 35건으로 집계됐다.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 지연은 전국적으로도 악화하고 있다. 1시간 이상 지연된 경우는 2023년 2만4186건에서 2024년 2만7218건으로 무려 3000건 이상이 늘었다. 3시간 이상 지연된 경우도 2023년 251건에서 2024년 551건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정춘생 의원은 “의정갈등이 응급실 뺑뺑이로 이어져 국민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료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당장의 응급의료체계 확립이 어렵다면 지역 간 응급의료 협력망이라도 가동해 최소한의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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