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앞두고 백악관 회동… 트럼프 “대화는 가능”
공화 “임시예산안 처리 먼저”… 민주 “보건 예산 포함돼야”
정치적 책임 공방 속 협상 성사 여부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케네디 센터에서 취재진과 대화 중 한 기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케네디 센터에서 취재진과 대화 중 한 기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소집했다.

이번 회동은 극적인 타결을 위한 마지막 시도로 해석되지만, 양측이 모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상하원 여야 지도부와 만나 임시예산안(CR) 협상을 논의한다. 참석자는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존 튠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다.

슈머 대표는 “불평만 늘어놓는 자리가 아닌, 실질적인 협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제프리스 대표는 “정부를 멈추게 해선 안 된다.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셧다운 위기는 정부 예산을 둘러싼 양당의 대립에서 비롯됐다. 하원 공화당은 7주짜리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 민주당이 이를 부결시켰다.

갈등의 핵심은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연장과 저소득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 예산 복원 여부다. 민주당은 해당 항목들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공화당은 “좌파적 요구”라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민주당을 겨냥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28일 CBS 인터뷰에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협상 실패 가능성을 언급했고, “민주당은 사기와 낭비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불법 이민자 복지를 옹호하며 의료보험 예산을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불법 체류자는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지 않는다”며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셧다운은 30일 자정(10월 1일 0시 1분)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현실화된다. 이 경우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 휴가에 들어가고, 각종 정부 서비스도 중단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정부 조직 재편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일부 부처에 인력 감축 계획을 검토하라는 지침을 이미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은 민주당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협조를 압박하고 있다. 튠 원내대표는 “법안은 이미 상원 책상 위에 올라와 있다”며 민주당의 책임을 강조했고, 존슨 하원의장도 “오바마케어 보조금은 지금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양당 모두 협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접점을 좁히긴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과의 회동을 일방적으로 취소했지만, 다시 “대화는 가능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다만 이를 ‘정치적 제스처’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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