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에만 볼넷 4개…삼성, NC 흔들며 초반 기선 제압
‘토종 에이스’ 원태인, 흔들림 없는 투구로 팀 승리 견인
정규시즌 3위 SSG와 준플레이오프…13년 만의 가을 리매치 성사

삼성 라이온즈가 끝내 웃었다. 단 1안타로 NC 다이노스를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NC를 3-0으로 꺾었다.
정규시즌 4위 자격으로 1승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리즈에 나선 삼성은 전날 열린 1차전에서 1-4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이날 승리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고 준플레이오프행 막차를 탔다. 지난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박진만 감독은 올해 가을야구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승부는 1회에 갈렸다. 삼성은 선두타자 이재현의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김성윤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이어 구자욱과 김영웅이 볼넷을 골라 2사 만루가 됐고, 이성규와 강민호가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2점을 선취했다.
이재현의 안타는 이날 삼성 타선이 기록한 유일한 안타였다. 삼성은 이 경기에서 단 1안타로 승리를 거두며, KBO 포스트시즌 역대 최소 안타 승리(1개)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NC 선발 로건 앨런은 1회에만 4개의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아 2회부터 6회까지 삼성 타선을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그는 6이닝 1피안타 2실점 5탈삼진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1회 난조가 결국 패전으로 이어졌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토종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6이닝 동안 106구를 던지며 4피안타 무실점 5탈삼진으로 NC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6회 1사 1,2루 위기에서 대타 박건우를 루킹 삼진, 이우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최고 구속은 151㎞. 데일리 MVP로 선정된 그는 상금 100만원도 챙겼다.
7회부터는 불펜이 승리를 지켰다. 김태훈이 ⅔이닝, 이승민이 1이닝을 책임졌고,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8회 2사부터 등판해 9회까지 1⅓이닝 무실점 투구로 세이브를 올렸다. 병살 유도와 내야 땅볼로 NC의 마지막 추격을 차단했다.

삼성은 2-0으로 앞선 8회말 귀중한 추가점을 올렸다. 김헌곤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2루에 도달했고, 기습적인 3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김성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으며 3-0으로 달아났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이었다.
NC는 마지막까지도 뜨거운 투혼을 불태웠다. 정규시즌 막판 9연승에 와일드카드 1차전 승리까지 포함해 10연승을 바라봤지만, 한 걸음이 모자랐다. 손가락 골절로 빠진 주전 포수 김형준, 허리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한 박민우, 대타로 나선 박건우 등 부상 악재가 끝내 발목을 잡았다.

삼성은 오는 9일부터 정규시즌 3위 SSG 랜더스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1, 2, 5차전은 인천 문학구장에서, 3, 4차전은 대구 홈에서 열린다. 양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건 2012년 한국시리즈 이후 13년 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