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편의 아닌 시민의 꿈이 기준, 대구 자존심 걸린 문제'

▲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이 대구시 신청사 설계를 두고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의 신청사 건립 방향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달서구 제공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이 대구시 신청사 설계를 두고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의 신청사 건립 방향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대구의 자존심이 흔들리고, 시민의 꿈이 왜곡될 수 있다”며 “대구시가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 구청장은 “신청사는 단순한 관공서가 아니라 대구의 정신과 미래 비전을 담는 상징 건축물이 되어야 한다”며, “시민의 선택으로 정해진 두류공원 부지가 본래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6년 전 공론화 과정을 통해 (옛)정수장 부지가 결정된 취지를 강조하며, “시민이 바란 건 행정청사가 아니라 대구 정신을 되살릴 기념비적 건물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구청장은 특히 지난 9월 17일 공개된 설계 조감도에 대해 “높이도, 디자인도, 상징성도 모두 부족하다”며 “이대로라면 28년 전 지어진 부산시청과 다를 바 없는 관공서 건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50만 평 두류공원과 함께 대구의 새 도약을 상징해야 할 신청사가 주변 고층건물 속에 묻히면 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신청사의 높이는 최소 28층 이상, 가능하다면 33층, 56층 등 대구 정신을 상징하는 숫자를 담아야 한다”며 “디자인 또한 2·28 민주정신, 국채보상운동의 애국정신, 근대화 개척정신을 표현할 수 있는 건축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대구시는 선정된 설계업체에 ‘대구시민의 꿈을 반영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며, “이 시점에서 행정절차만 내세워 강행한다면 그것은 대구 역사에 남을 직무유기”라고 직언했다. “지금이라도 방향을 멈추고 시민이 바라는 설계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구청장은 기자회견의 마지막에서 “신청사는 대구의 행정 공간이 아닌 도시의 영혼을 상징해야 한다”며, “대구는 2·28 자유도시이자 국채보상운동의 도시로, 그 역사와 정신이 설계 속에 녹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이 무관심하면 대구의 정체성이 무너진다. 지금이 바로 시민이 나서야 할 때”라며 시민 참여를 호소했다.

그는 끝으로 “대구시청사는 대구의 얼굴이자 미래의 자존심”이라며 “무미건조한 청사로 세워지는 순간, 우리는 다음 세대에 부끄러운 유산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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