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상회의서 ‘가자 평화 선언’ 주도… 30여 개국 정상 참석
이스라엘·하마스 불참 속 트럼프 “불가능한 일 함께 이뤘다”
네타냐후 초청 거절 배경엔 아랍권 반발… 휴전 이행엔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평화의 주역으로 다시 무대에 섰다. 13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 평화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것을 함께 이뤘다”며 가자지구 휴전을 선언했다.
이번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이뤄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단계 휴전 합의 직후 열렸으며, ‘가자 평화 선언’이 채택됐다. 문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질 교환과 수감자 석방, 재건 계획 등을 포함한 20개 항의 평화 구상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회의에는 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요르단 등 중재국과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유엔 등 30여개국 이상이 참석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불참했고, 이란도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의 돌파구는 단순한 전쟁 종식을 넘어 중동 전체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을 부각했다. 각국 정상과 20분 넘게 악수하고 개별 호명하며 감사를 표했다.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공동 주재한 이번 회담은 사실상 트럼프의 ‘원맨쇼’였다. 엘시시는 “당신만이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믿었다”며 최고 민간 훈장을 수여했다. 트럼프는 언론을 향해서도 “오늘은 모두 공정했다”며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불참은 논란이 됐다. 당초 참석 예정이었지만, 총리실은 유대교 명절 ‘심하트토라’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그러나 튀르키예와 이라크 등이 강하게 반대한 끝에 사실상 배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튀르키예 언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네타냐후 참석설을 듣고 전용기를 홍해 상공에 대기시켰다가 그의 불참이 확정된 뒤에야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도 ‘네타냐후가 오면 우리는 불참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 이행에 대한 불안도 남아 있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 국방장관 발언을 인용해 “하마스가 약속한 인질 유해 반환을 지키지 않았다”고 전했고, CNN은 인질 시신 28구 중 4구만 반환됐다고 보도했다.
국내적으로는 셧다운 사태 장기화 속에 외교 성과로 동력을 확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이스라엘 의회에서 기립박수를 받으며 환호를 누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파키스탄 총리의 입을 빌려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받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상은 무산됐지만, 내년을 노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