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협상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한국이 제시한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약 500조원)를 선불(up front) 지급하기로 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한국에서 3500억 달러를 받는다. 이것이 선불"이라 한 적이 있다. 우리 정부는 '현금 직접 투자'를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설명하고, 일부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관세 정책 성과를 설명하면서 "일본과 한국 모두 서명했다. 한국은 3500억달러를 선불로, 일본은 6500억 달러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일본이 약속한 대미 투자 금액은 5500억달러인데 트럼프가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7월말 큰 틀에서 미국과 무역합의를 도출했으나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집행 방식을 두고 양국이 이견이 있어 아직 최종 서명은 하지 않은 단계다.
한국은 3500억 달러 중 직접 현금을 내놓는 지분 투자는 5% 정도로 하고 대부분 직접 현금 이동이 없는 보증으로 하되 나머지 일부를 대출(loans)로 채우려는 구상이었지만, 미국은 앞서 일본과 합의처럼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상업적 합리성’ 차원에서의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미국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적법성에 관한 대법원 심리(11월5일 시작)를 앞두고 관세가 미국의 경제와 안보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활용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방어하고, 인도-파키스탄 분쟁도 중재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럽연합(EU) 관세를 낮췄고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