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구간 유실·파손·출입 통제
보여주기식 행정·뒷북 대응까지
영주시, 안일한 관리 실태 도마 위에

영주시가 35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죽계구곡 관광자원화사업’이 준공 후 불과 몇 년 만에 관리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현장을 찾은 시민과 주민들은 “행정은 보여주기식, 대응은 뒷북”이라며 시의 안일한 행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영주시가 지난 2021년 순흥면 배점리 일원에 35억원의 예산을 들여 죽계구곡 정비와 탐방로 조성, 수상데크·전망대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완료했다. 특히 선비촌 초입에서 초암사 입구까지 약 1.5km 구간에는 17억원을 들여 수상 테크길을 조성해 ‘걷기 명소’로 홍보해왔다.
그러나 현재 해당 구간 일부가 유실 및 파손 상태로 출입이 통제된 채 방치되고 있어 관광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죽계구곡을 찾은 인천 거주 A(45)씨는 “배점저수지에서 산책을 하던 중 테크길이 끊겨 있었다. 출입금지 안내판에 적힌 시청 번호로 여러 차례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며 “35억짜리 사업이 이렇게 관리된다면 세금이 아깝다. 이제는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라 현장을 챙기는 행정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주민인 순흥면 배점리 B(66)씨도 “장마로 데크가 무너져 위험하다고 수차례 면사무소와 시청에 건의했지만,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임시로 복구하는 ‘뒷북 행정’을 보였다”며 “이런 식의 탁상행정으로는 주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단순한 시설 파손이 아니라, 시의 관리·감독 체계 전반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수십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 관광 인프라가 몇 해 만에 방치되는 것은 구조적 문제이며, 일회성 사업에만 집중하는 행정 관행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들은 “공사 때만 번지르르하게 홍보하고, 준공 이후엔 관리가 뒷전인 게 영주시 행정의 현실이다. 명품 관광도시는 관리와 안전이 기본인데, 그 기본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주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복구를 마무리해 관광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죽계구곡은 조선시대 대학자 안향 선생의 자취가 남아 있는 유서 깊은 문화자원으로, 매년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영주의 대표 명소다. 그러나 “명소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행정의 성의와 책임”이라는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