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금속공예 외길, 3대째 이어진 유물 복제 명가의 손끝에서 탄생

▲ 금관을 만들고 있는 김진배 복제품 장인. 연합뉴스
경북 경주 하동민속공예촌에서 금속공예 공방 ‘삼선방’을 운영하는 김진배(63) 씨가 20일 만에 천마총 금관 모형을 완성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이 모형은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김 씨는 국내 최고 수준의 금속 유물 복제 전문가로, 40여 년간 금관과 다양한 금속 유물 복제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제작에는 아들 김준연(34) 씨의 도움까지 더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정교한 금관 모형을 완성할 수 있었다.

천마총 금관은 현존 신라 금관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하며, 출자 장식이 4개로 다른 금관보다 복잡하다. 제작 과정은 실측, 그림, 본뜨기, 문양 작업, 장식 부착 등 모든 과정을 손으로 해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김 씨는 “제가 만든 금관 모형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니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선조들의 혼과 정신을 담은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의 가업은 3대째 이어져 왔다. 아버지 김인태 씨는 금속공예명장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곁에서 금속공예를 배운 그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국사학과에서 유물의 뿌리와 가치를 공부한 뒤, 부인과 함께 유물 복제의 길을 이어왔다.

김 씨는 올해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설치된 6개의 신라금관 모형도 제작했으며, 금동반가사유상, 금귀걸이, 무령왕관식, 고구려 신발, 백제 금동대향로 등 다양한 금속제 유물 복제 작업을 수행해왔다. 그는 “화려한 외양뿐 아니라 선조들의 정신과 혼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인 정신을 강조했다.

현재 김 씨는 25년째 공방을 운영하며 국립박물관이 필요로 하는 금속 유물 복제품 제작을 맡고 있다. 그는 “전문가라는 말은 부끄럽지만, 단 한 점도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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