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고려 석탑, 역사와 예술의 정수 재조명

▲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이 국가지정 문화유산 국보로 지정예고 됐다.예천군제공
예천군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이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고 30일 밝혔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고려 현종 2년(1011)에 낙성된 석탑으로, 건립 시기와 배경이 명확히 밝혀진 고려 초기 석탑의 대표작이다. 이번 국보 지정 예고는 예천이 간직한 천년 문화유산의 위상을 다시금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석탑은 주요 부재의 유실 없이 온전하게 보존돼 문화유산으로서의 완전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상·하 이층의 기단 구조와 4단의 옥개받침 등 통일신라 석탑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시대 독자적 양식을 창출해 이후 고려 석탑의 조형 기준을 제시한 표지적 유물로 꼽힌다.

또한 상층기단 갑석 하부와 면석에 새겨진 190자 명문을 통해 건립 연대, 배경, 참여 인물 등이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광군(光軍)’과 ‘향도(香徒)’ 등 다양한 계층이 기록돼 당시 사회구조와 군제 변화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면석에 새겨진 십이지상(十二支像), 팔부중상(八部衆像),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 등 섬세한 조각은 고려 조각예술의 수준을 잘 보여준다. 금강봉을 든 역사의 형상과 노반석까지 이어지는 안상(眼象) 표현은 예술적 완결성을 높이며, 석조미술의 정수를 담고 있다.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석탑의 원위치와 기초구성이 명확히 확인돼, 정밀 과학조사 결과 29개 부재 모두 역질 사암(礫質砂岩)으로 구성된 사실이 밝혀져 유물의 진정성이 입증됐다.

향후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될 예정이다.

김학동 군수는 “그동안 개심사지 오층석탑의 국보 지정을 위해 성원해 주신 모든 군민께 깊이 감사드린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지역이 간직한 천년의 역사와 정신이 국가적으로 인정받은 상징적 사례다. 앞으로도 지역 문화유산의 발굴과 보존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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