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 첫 대면 “반드시 귀국 실현해 달라”
“납치 문제 해결되면 北·국제사회에도 이익” 강조
트럼프와도 면담… 국제 협력 요청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북측에 이미 전달했다고 밝혔다.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총리 재임 중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3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인 납북 피해자 조기 귀국을 요구하는 국민대집회’에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납북자의 하루라도 빠른 귀국 실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이미 북측에는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담 제안의 구체적인 시점이나 협의 경로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납치 문제가 해결되면 일본뿐 아니라 북한과 국제사회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라며 “정상 간 직접 마주 앉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임기 중 반드시 돌파구를 열겠다”며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1977년 납북된 요코타 메구미 씨의 남동생 요코타 다쿠야 씨와 모친 요코타 사키에 씨(89) 등 피해자 가족들도 참석했다. 사키에 씨는 “반드시 해결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딸이 돌아오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호소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3일 납북자 가족들과의 면담에서도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임할 각오가 있다”며 “어떻게든 돌파구를 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가족들은 “부모 세대가 생존해 있는 동안 반드시 귀국이 이뤄져야 한다”며 일본 정부의 조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17명의 일본인이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고 공식 인정하고 있으며, 이 중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가운데 8명은 사망했고 4명은 입국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해결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모가 생존해 있는 피해자는 요코타 메구미 씨 한 명뿐이다.
한편 납북자 가족들은 지난달 28일 방일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도 면담하고 국제적 협력을 요청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이 면담에 동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