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1일까지 이틀간 열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행사 개최지인 경주에 연일 관광객이 몰려 APEC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모처럼 들리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경주시는 APEC 폐막한 첫 휴일 보문관광단지를 비롯한 도심 명소마다 관광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 세계적으로 APEC 정상회의에 대한 관심이 개최지인 경주에 집중되었음을 의미한다.

APEC을 기념해 열리고 있는 '신라 금관 특별전'의 일반 공개 첫날, 국립경주박물관은 금관을 보기 위해 오픈런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평소 같으면 금관 특별전에 관광객이 대거 운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번 APEC 주간에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모형 금관을 선물한 것이 시발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황리단길은 지난 휴일 북새통을 이뤘다. 황리단길 골목길 담벼락을 따라 이어진 이면도로와 인근 노상 주차장은 주차된 차로 빼곡해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였다. 식당마다 손님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상인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도로와 골목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평소 때 휴일보다 더욱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일부 식당은 점심시간을 맞아 손님이 몰리면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진 곳도 있었다.

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로 전해 화제가 된 황남빵은 구매 문의가 쇄도하며 품귀현상마저 보여 황남빵측은 인터넷 주문의 경우 주문량 폭주로 24일부터 순차적으로 발송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명절 때보다 손님이 더 몰려드는 바람에 정신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한 번의 APEC 행사로 지방 소도시가 이처럼 호황을 누리는 모습을 보면 지방에도 한 가닥 희망이 보인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일회성으로 ‘반짝 특수’를 누리다 물거품처럼 사그라들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APEC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후속조치가 신속히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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