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대표, 시민단체 항의에 헌화·방명록 생략… 30초 묵념 뒤 퇴장
“정치쇼 하지 마라” 외침에 정장 단추 떨어지고 화환 훼손되기도
장동혁 “매달 호남 방문”… 민주당 “참배 아닌 모독” 반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단체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헌화도 방명록 작성도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35분쯤 양향자 최고위원, 김도읍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 등과 함께 묘지를 방문했다. 박관현·이한열 열사 묘역 참배와 5·18 단체 간담회도 예정돼 있었지만, 모두 취소됐다.
묘역 입구 ‘민주의 문’ 앞에는 시민단체 회원 수십 명이 “광주를 떠나라”, “정치 쇼 하지 마라”며 장 대표의 진입을 막았다. 일부는 바닥에 앉아 몸으로 길을 가로막았고, 손팻말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다.
경찰이 경호선을 형성했지만 현장은 금세 뒤엉켰다. 장 대표의 정장 단추가 떨어졌고, 추모탑 앞에 놓인 근조화환은 쓰러지거나 훼손됐다. 약 200m를 이동하는 데만 10분 넘게 걸렸다.
장 대표는 추모탑 인근에서 약 30초간 묵념한 뒤 별다른 언급 없이 현장을 떠났다. 묘지 체류 시간은 19분가량이었다.


이후 그는 광주 북구의 복합쇼핑몰 예정지와 AI데이터센터 부지를 둘러보며 일정을 이어갔다. 두 곳 모두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공약에 포함됐던 사업이다.
장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현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묵념으로만 예를 표한 것이 아쉽다”며 “5·18 정신은 특정 진영의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5·18 정신을 강령에 명시했고, 여러 차례 사과도 했다”며 “앞으로 매달 호남을 찾아 진정성을 보이겠다”고 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장 대표가 과거 전두환 씨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에서 불출석을 허가한 전력을 문제 삼으며 “참배할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장 대표는 “당시 재판은 불출석이 가능한 사건이었고, 방어권 포기 상황에서 출석을 강제할 이유가 없었다”며 “특혜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해선 “당에서 이미 동의한 사안이며, 개헌 논의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장 대표의 방문은 참배가 아닌 모독”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진정성을 정쟁으로 몰아간다”고 맞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