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산하 출자출연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2025년 경상북도 출자출연·보조기관 등 종합청렴도 평가'를 6일 발표한 가운데 도의 청렴도 평가 결과가 제도개선과 인적쇄신으로 연결되지 않고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체육회의 경우 지난해 경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의원들에게 잇따른 질타를 받았으나 올해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청렴도 관련 경북도정의 실효성이 심히 의심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경북체육회는 4등급에 머물렀지만, 경북장애인체육회는 청렴도 1등급을 기록한 것과 엄청 비교된다. 경북체육회는 경북장애인체육회보다 수십배의 예산을 쓰며, 공적 자산으로부터 엄청난 인적 물적 인프라를 지원받는 단체다.

반면 장애인체육회는 필수 인력과 시설조차 지원받지 못하는 어려운 실정에도 모든 것을 투명하고 깨끗하게 꿋꿋이 업무를 해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경북체육회가 경북도의회의 강한 질타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는 지난해 11월 7일 경북체육회와 경북장애인체육회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 경북체육회의 재산관리와 회계, 조직 운영 등 체육회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해 체육행정 전반에 대한 강력한 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이날 박규탁 의원은 경북체육회가 현금성 자산이 45억에서 15억으로 줄어들었는데도 명확한 설명이 없는 등 재무제표 작성과 관리가 허술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청렴도 평가에서 내부·외부 모두 낮은 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선 체육회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고 꼬집으며, 청렴성 향상 노력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동업 위원장은 전결 규정을 무시하고 처장 결재 없이 업무를 처리한 점을 지적하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교육을 당부하고, 수의계약과 전자계약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종목별 비품 지출내역 제출을 통해 예산 집행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철식 의원은 경북 22개 시·군 중 단 6곳에만 장애인체육회가 설립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장애인 체육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경북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체육시설인 반다비체육관이 단 2곳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장애인체육관이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의회의 추상같은 질책을 받고도 경북체육회 청렴도가 제자리를 맴도는 것은 경북체육회가 과연 스포츠맨십을 바탕으로 경북도민들의 생활체육과 엘리츠체육을 담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경북도는 청렴도 평가를 형식적으로 발표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평가 결과를 사업과 예산에 크게 반영하는 등 신상필벌을 명확히 해야 청렴도 평가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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