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포항영덕고속도로를 가다
개통 첫 주말 차량 행렬 장사진
이동시간 절반 이상단축 체감
포항·영덕 상생발전 기대 커져
휴게소마다 인파 몰리며 북적
차로폭 감소 영덕IC 혼잡 심각
도로 안전·주차 문제 개선 필요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포항시 연일읍 자명리에서 영일만대로에 진입하니 평소와 달리 토요일 오후인데도 차량이 꽤 많았다. 다소 답답한 교통흐름 속에서 남송교차로를 지나 오른쪽으로 영일만IC 표지판이 적힌 도로를 따라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앞서 달리던 차량 상당수가 나와 같이 고속도로를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제야 평소와 달리 영일만대로에 왜 차량이 붐볐는지 의문이 풀렸다.
지난 9일 찾은 포항영덕고속도로. 비를 머금은 잿빛 구름이 내려앉은 그 아래로 검은색 아스팔트 도로가 시원스레 뻗어 있었다. 도로는 전날 개통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치 차량으로 붐볐다. 영일만IC를 통과해 흥해터널과 청하터널을 지나니 오른편에 시원스레 동해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왼쪽으로는 늦가을답게 만산홍엽으로 산이 불에 타는 듯하다.
남정3터널을 지나니 영덕휴게소가 나왔다. 시계를 보니 영일만IC에서 여기까지 딱 15분이 걸렸다. 만일 7번 국도였더라면 30~40분은 족히 걸렸을 터였다. 아니 어쩌면 주말인지라 더 걸렸을지도 모른다. 고속도로가 포항과 영덕을 이웃도시가 아닌 사실상 한 가족, 한 생활권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주차장은 도로 개통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 때문인지는 몰라도 진입하는 차량과 빠져나가려는 차량이 뒤엉켜 혼잡을 빚었다. 개통한 지 하루 만에 이 정도로 혼잡하다면 휴가시즌이나 명절 때는 어떨지 걱정이 들었다. 다행히 노파심에서 나온, 오픈발로 인한 기우(杞憂)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단층 건물로 된 휴게소 안도 관광객들로 붐볐다. 식당과 편의점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 건물 옥상에서 바다를 감상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저마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즐거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한 가족은 “올해 여름휴가 때 동해안 해수욕장에 피서 올 땐 국도에서 차가 막혀 엄청 고생했는데 이제 고속도로가 놓이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앞으로는 휴가 때뿐 아니라 주말마다 와야겠다”고 반가워했다.
영덕휴게소를 나와 강구1, 2터널을 차례로 지나니 영덕나들목(IC)이 나왔다. 휴게소 체류시간을 제하고 보면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였다. 아마 휴게소에 들리지 않고 곧장 차를 달렸다면 시간이 훨씬 단축됐을지 모른다.
영덕IC 입구에서 차량들은 더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하고 거북이걸음을 했다. 하이패스가 아닌 무인 요금 차선은 차량이 긴 대열을 형성하고 있었다. 차로 폭이 감소하는데다 포항영덕고속도로 차량과 상주영덕고속도로에서 진입하는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 현상을 빚는 모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필자가 다녀온 지 채 한 시간도 안 돼 이 구간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는 소식이 들렸다. 개통한지 하루 만에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니 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해 보인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영덕 읍내를 경유해 오십천 강둑 아무 곳에 주차를 했다. 강을 가로질러 놓인 나무다리를 걸으며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한가득 몸에 담았다. 물감을 뿌린 듯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든 산, 그 아래로 드넓고 푸른 강이 속세에 찌든 마음 때를 쓸어내린다. 사방 백리에 이 곳 만큼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 영덕의 가을은 참으로 아름답고 숙연하기까지 하다.
영덕 읍내를 나와 고속도로에 다시 진입했다. 영덕IC를 거쳐 오른쪽으로 난 포항~영덕 구간 고속도로를 10여분을 달리니 포항휴게소가 나왔다. 포항휴게소는 앞서 영덕휴게소와 달리 배를 형상화 한 독특한 모양이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높은 곳에 위치해 탁 트인 동해바다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때문인지 앞서 영덕휴게소보다 관광객이 훨씬 많아 보였다. 포항휴게소는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 동해안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곳 역시 영덕휴게소와 같이 주차장이 너무 혼잡한 것은 ‘옥에 티’였다. 앞서 진입한 대부분 차량들이 빈 주차공간을 찾아 거북이걸음을 하며 헤매는 모습이었다. 필자 역시 빈 공간을 찾지 못해 결국 주유소 맞은 편 갓길에 주차를 하고 한참을 걸어올라 와 휴게소에 들렀다. 관할 당국이 차량 수요 예측을 잘못했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거의 10년 만에 개통된 반가움에 기꺼이 차를 몰아 고속도로에 나선 사람들도 많지 않겠는가.
포항영덕고속도로는 주민들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 화려한 비상을 위한 첫발을 막 내디뎠다. 어디 주차장뿐이랴, 아직 고쳐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부족하고 불편한 것은 더 보태고 시정해 나가면 된다. 그런 연후라야 명품 고속도로로서 그 이름을 전국에 빛나게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이 길을 따라 관광객과 물산이 몰려들고 포항과 영덕이 한 가족으로 더불어 상생 발전할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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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쫙 뻗은 고속도로 옆으로 동해바다가 보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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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영덕고속도로 영덕휴게소에 차량이 붐비는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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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덕휴게소 전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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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덕 오십천이 단풍으로 물든 산과 어울려 절경을 뽐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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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 형상을 한 포항휴게소 전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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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휴게소가 많은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