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의 의미와 역할, 인터넷 시대에 맞게 새로운 관점 제시

인터넷이 일상이 되면서 헤드라인을 전통적인 미디어가 독점해 뉴스와 광고의 소비자 또는 수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더 이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 책의 문제 의식이다.
저자는 인터넷을 일상에서 활용하는 사람들을 기존의 ‘누리꾼’이나 ‘네티즌’ 대신 ‘인터네터’(interneter)라는 새로운 용어로 표현한다. 인터네터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헤드라인 소비자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생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미디어와 쌍방적 관계를 형성하는 인터네터를 기존의 대중이나 군중 대신 ‘지민’(知民) 또는 ‘지중’(知衆)으로 새롭게 규정한다.
책은 인터넷 시대에 필요한 헤드라인의 본보기를 논어에서 공자가 말하는 “일언이폐지 사무사” 여덟 글자에서 찾는다. 헤드라인은 개인과 공동체의 본질을 간결하게 요약할 때 그 의미와 역할을 온전히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서양의 레토릭(rhetoric)과 동양의 수사(修辭)가 어떻게 다른지 세밀하게 논의한다. 또 뉴스 헤드라인이 인터넷에 빨리 노출되도록 하려는 욕망에서 서둘러 피상적으로 표현하는 현실을 경계하면서 극복하는 방안을 고민한다. 헤드라인은 표현의 기교를 넘어 철학적이고 윤리적 차원에 연결되어야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기자 출신 철학자인 저자는 헤드라인의 최고 단계로 유언(遺言)을 제시한다. 유언은 죽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 삶의 과정을 주체적으로 압축하는 헤드라인이라는 점을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이권효 교수는 “인터넷 시대는 헤드라인을 비롯해 뉴스와 언론, 매스미디어의 의미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다시 성찰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헤드라인이라는 소중한 표현 방식이 매스미디어와 삶을 위한 건강한 소통 가교가 되도록 인터네터들의 윤리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