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수 3650만t, 전년 대비 16.5%↓…SOC 예산 축소·NDC 규제·운송비 인상 ‘삼중고’

극심한 건설 경기 침체로 시멘트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11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멘트 내수(출하)는 전년 대비 16.5%(721만t) 감소한 3650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991년(3711만t) 이후 34년 만의 최저치다.

출하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는 건설 수주액 급감과 착공·시공 실적 감소 등 건설 경기 전반의 부진이 꼽힌다.

최근 몇 년간 국가 주도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도 감소세를 이어오면서 내수 기반이 약화됐다.

협회는 “1990년대로 회귀한 사상 최악의 위기”라며 “과거 신도시 건설로 수요가 급증했던 시기와 달리 지금은 생산 능력은 늘었지만 내수는 급감해 단순 수치 이상으로 체감 충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내년 시멘트 수요도 올해보다 1.4%(50만t) 줄어든 3600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착공 부진과 공사비 상승,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수요 회복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가 향후 5년간(2026∼2030년) SOC 사업 예산 27조5000억원을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점은 출하량 감소폭을 다소 완화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시멘트 업계는 환경·물류 규제 강화로 인한 추가 부담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확정하면서, 업계는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화물차 안전운임제가 3년간 재시행될 예정으로, 2020∼2022년 제도 시행 당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반비가 약 40% 인상됐던 전례를 감안하면 물류비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수요 부진에 더해 물류비 상승과 과도한 탄소감축 규제가 겹치며 업계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며 “건설 경기 부양 등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장기 불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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