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축제 기간 다른 지역 상인들 장사 안돼 불만 폭발
젊은층 대부분 쿠팡 등 전자상거래 이용 전통시장 찬밥
1~3회 라면축제 개최 후 인근 상가 공실 수두룩 빛좋은 개살구

▲ 구미라면축제 행사장

올해로 4회째를 맞은 구미라면축제가 사흘간 35만명이 방문하며 구미시가 주최한 축제 역사상 단일 행사 기준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다. 구미시는 축제 기간인 7일부터 9일까지 3일 동안 구미역 일대 4차선 진입로와 인근 간선도로를 전면 통제해 라면축제장으로 활용했다.

이 같은 장소 선정은 라면 축제장 인근에 주차장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대경선 개통에 따라 열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보로 이동 가능한 청년과 학생 등 차 없는 관람객 중심으로 축제를 운영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구미역에서 산업도로까지 약 1.5km 구간의 도로를 전면 차단하면서 인근 시민들의 교통 불편은 물론, 주차 공간 부족으로 차량 이용이 어려워 청소년 위주로만 북적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로 인해 "범시민 축제"보다는 특정 계층 중심의 행사에 그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실제로 라면 축제 현장은 주 고객층인 10~30대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지만,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눈에 띄게 적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구미에는 젊은이만 있고 어른은 없느냐”는 불만도 나왔고, 축제를 향한 환호 속에 그늘도 분명히 존재했다.

특히 주차장이 부족해 먼 곳에 차량을 세운 후 유모차를 끌며 이동해야 했던 젊은 부모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반면, 축제장과 인접한 상가들은 수년째 공실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고, 축제 열기와 달리 상권은 적막감만 감돌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언론은 구미시가 사흘간 35만 명을 끌어모으며 중앙로·문화로 일대와 구미역 광장이 연일 북적였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보도했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쿠팡 등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데, 누가 라면 먹고 다시 구미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겠느냐"는 지적이다. 결국 "축제 기간만 북적였을 뿐, 그 이후는 별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구미라면축제가 개최된 최근 몇 년간, 행사 이후에도 인근 상가는 활성화되기는커녕 폐업한 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축제 기간 동안만 일시적으로 북적일 뿐, 이후엔 발길이 뚝 끊기고 다른 지역 역시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라는 게 상인들의 불만이다.

반면 축제 현장에서는 성과도 컸다. 농심의 ‘갓 튀긴 라면’을 판매한 ‘갓랜드’에서는 ‘신라면 캔디헌 에디션’ 12만 개를 포함해 총 48만 개의 라면이 판매돼 약 3억6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25종의 이색 즉석 라면을 판매한 라면 레스토랑에서는 3일간 총 5만4000그릇이 팔려 6억 원의 매출을 기록, 축제 전체 매출은 1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구미 농심라면공장의 매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김천 김밥축제처럼 젊은 관람객들이 라면만 먹고 떠나버리는 구조는 구미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지속 가능 축제로 보기 어렵다”며 “이번 축제는 구상권을 살리는 지역형 축제라기보다는, 3일간 젊은층을 위한 반짝 소비 축제에 그쳤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는 지난해보다 2억 원이 증액된 총 8억 원의 예산을 들여 라면축제를 개최했다. 업소당 참가 부스비 50만 원 등으로 참가업체를 모집했고, 축제는 35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들 관람객이 축제 이후 실제 구미시장에서 소비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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