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청혼’이 더 어려운 이야기...체호프의 희곡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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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청혼소동 포스터 | ||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한울림 골목연극제는 젊은 예술인들의 고유한 색깔을 펼쳐보는 기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 연극계에 신선한 자극과 활력소를 기대해보자는 의도로 시작됐다.
극단 한울림의 단원들로 시작해 대구지역의 젊은 예술인들, 생활문화를 즐기는 직장인 연극인, 더 나아가 타 지역의 초청작품들도 소개된다.
이 연극제는 배우들에게는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장을, 관객들에겐 더욱 풍성한 공연을 볼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취지다.
연극 '청혼소동'은 작은 오해가 큰 다툼으로 번지고, 결국 웃음 속에서 인간의 진실을 비추는 체홉 특유의 희극미가 돋보인다.
연극의 줄거리는 젊은 지주 로모프가 이웃집 딸 나딸리아에게 청혼하기 위해 찾아간다. 하지만 사소한 땅 문제와 개 자랑으로 시작된 대화는 걷잡을 수 없는 말다툼으로 번지고 결혼은커녕 서로의 자존심만 세우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이번 공연은 원작의 리듬감을 살리면서도 한국적 정서와 리듬을 덧입혀 관객들이 보다 생생하게 체홉의 유머와 인간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됐다.
무대는 단순하지만 밀도 높게 구성돼 있으며 배우들의 리듬감 있는 대사와 신체적 표현으로 체홉 희극의 정수를 담아낸 무대를 선보인다.
김가민 연출자는 "'사소한 오만이 어떻게 인간관계를 무너뜨리는가’를 유머로 풀어내며 웃음 속에 숨어 있는 자존심의 민낯을 보여준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관객들은 체홉 특유의 현실 풍자와 인간심리의 미묘한 줄다리기는 물론 속도감 있는 대사와 박진감 넘치는 무대 구성을 느낄 수 있다. 관객이 직접 웃고, 공감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생활 희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