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와 미국이 군사·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놓고 고위급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12일(현지시간) “빈 살만 왕세자의 방미를 앞두고 양국이 안전보장 문제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 체결을 목표로 집중적인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었던 재러드 쿠슈너는 최근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찾아 빈 살만 왕세자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으며, 무사드 알 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도 워싱턴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접촉은 이번 협상의 실질적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핵심 쟁점은 미국이 사우디에 제공할 안전보장 방안이다. 정식 방위협정은 미국 상원의 비준을 통과하기 어려운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 형태로 서약을 내리는 방식이 거론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카타르에도 유사한 형태의 안보 약속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법적 구속력이 약해 차기 행정부가 취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우디는 대신 대규모 무기 구매로 미국과의 군사적 연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F-35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첨단 무기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 역시 이번 방미 기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문제를 두고 입장 차가 여전해 합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빈 살만 왕세자는 오는 1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며, 이는 2018년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첫 미국 방문이다.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의 향방뿐 아니라 중동 정세 전반에도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