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힘엔 큰 책임… 한국, 전 세계 작전 수행할 날 올 것”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역할 시사… “전력 총동원 상황”
회색지대 도발엔 “힘을 통한 평화”… 한미 공동 대응 강조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왼쪽)가 지난 15일 거제 사업장을 방문한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왼쪽 두 번째)과 함정 사업 역량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보유가 중국 견제에 활용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한국 해군이 ‘글로벌 해군’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커들 총장은 14일 서울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도입할) 그 잠수함이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되리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natural expectation)”이라며 “한국도 중국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잠이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한 전략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원잠이 단순한 대북 억제를 넘어 미·중 전략 경쟁 구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커들 총장은 스파이더맨에 등장하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대사를 인용하며, “한국이 언젠가는 원잠을 전 세계적으로 운용하게 될 것이고, 이는 지역 중심 해군에서 글로벌 해군으로의 전환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해서는 “강대국 간 충돌이 발생하면 사실상 ‘전력 총동원’ 상황이 된다”며 “그런 상황에서 각자의 역할과 기여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기회를 노려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 내 중국의 구조물 설치 등 ‘회색지대’ 도발에 대해서도 커들 총장은 “이런 행태를 방치하면 비정상적 행동이 정상처럼 굳어질 수 있다”며 “힘을 통한 평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공동 대응을 통해 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편 커들 총장은 방한 기간 중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을 잇따라 방문해 한국 조선업계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확인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 해군력 강화를 위한 핵심 파트너”라며, 미국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와 관련해서도 “존스법 등의 제도적 장치들이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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