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자동진단장비 개발, 예지보전 대전환 청신호

▲ 한국가스공사 전경. 김민규 기자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최초로 천연가스 설비의 고장을 조기에 판별하는 ‘KESA 자동진단장비’를 자체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장비는 전력 신호 분석만으로 설비 이상을 감지하는 전기적 서명(Electrical Signature) 기반 기술로, 국내 천연가스 산업에 예지보전 체계 도입을 앞당길 전망이다.

이번 개발은 가스공사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LNG 생산기지 회전설비 이상 진단 장비 개발’ 연구의 성과다. 최근 LNG 펌프와 증발가스 압축기 등 주요 설비 41대를 대상으로 한 실증 테스트까지 마치며 현장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초저온에서 운영되는 LNG 설비 특성상 고장 조기 감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번 기술 개발은 공기업 최초의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KESA 장비의 핵심은 분석 속도와 범위다. LNG 생산기지 내 약 440대의 전동기 구동 설비에서 수집되는 전력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모터뿐 아니라 부하측 샤프트, 베어링, 임펠러 등 회전체 전반의 이상 징후를 예측한다. 기존 장비가 모터 중심 진단에 한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진단 범위가 획기적으로 넓어진 셈이다.

또한 장비는 이동식 기기로 개발되어 비전문가도 현장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 진단 기능을 갖췄다. 가스공사는 이번 연구 개발로 외산 장비 대비 약 60%의 비용 절감 효과까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가스공사는 KESA 장비를 LNG 생산기지 5곳(평택·인천·통영·삼척·제주)에 올해 말까지 한 대씩 보급하고, 사용자 교육을 병행해 점진적으로 현장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 점검 체계에서 벗어나, 설비 상태에 따라 필요한 시점에만 정비를 수행하는 상태기반정비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KESA를 통해 축적되는 운영 데이터는 향후 가스공사가 구축할 ‘AI 천연가스 설비 예지보전 시스템’의 핵심 학습 데이터로 활용된다. 장비 자체가 조기 고장 탐지 역할뿐 아니라, 대규모 AI 기반 예측정비 생태계의 출발점으로 기능하게 되는 셈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KESA 장비는 천연가스 설비뿐 아니라 유사한 회전 설비를 운영하는 산업 전반에 확장 가능하다”며 “중소기업 기술 이전과 공동 활용을 통해 산업 생태계 전체의 상생과 혁신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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