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호텔서 장병 50여 명과 간담회…“건강하게 복무하라”
“10년 넘은 장비 여전” 장병 건의에 “부족한 점 언제든 말해달라”
가족 방문 프로그램 추진 가능성도 언급…“국방비 늘면 검토”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 파병된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여러분은 단지 군 복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중동과 세계의 평화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늠름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여러분의 모습에 감사드린다”며 “국민도 여러분의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아크부대 장병 격려행사에서 부대장 임지경 대령의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아크부대 군복 상의를 입고 50여 명의 장병들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다. 행사 전에는 부대 소개 영상과 현황 보고를 받은 뒤 “이역만리에서 고생이 많다”며 “전날 UAE 대통령도 아크부대를 높이 평가하더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스스로를 군사 외교관이라 생각해달라. 여러분이 곧 대한민국”이라며 “건강하게 복무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또 “여기 근무 선호도가 높다는데 사실이냐”, “점심은 했느냐”, “결혼은 했느냐”는 등의 질문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애초 부대를 직접 찾을 계획이었지만 교대 등 내부 사정으로 행사 장소를 호텔로 변경한 데 대해선 “찾아가려 했더니 ‘오지 말라’고 하더라. 여러분이 오지 말란 것 아니냐. 섭섭하다”고 농담을 건넸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아크부대 장병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아크부대 장병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장병들도 소감을 전했다. 한 여성 군인은 “UAE 군인들이 서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걸 자주 본다”며 “선배들이 신뢰를 잘 쌓아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장병은 “아크부대에서 복무하고 싶어 전역을 미루고 자원했다”고 밝혔다.

장비 개선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EOD(폭발물처리반) 반장 김근우 상사는 “10년 넘은 총기와 방탄복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며 “로봇 장비도 하나뿐이라 고장 나면 UAE 부대에 빌려야 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에게 “잘 챙겨보라”고 지시하며 “부족한 점은 언제든 건의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비가 늘어나면 가족 방문 프로그램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크부대는 2011년 UAE 요청으로 창설된 대한민국 최초의 군사협력 파병 부대다. UAE 특수전부대 교육, 연합훈련, 유사시 자국민 보호 등의 임무를 수행해왔으며, 전직 대통령들도 UAE 방문 시 장병들을 찾아 격려해왔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