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중국행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태영 코치와 김봉수 코치 등 '홍명보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 News1

15일 오후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의외의 소식이 타전됐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김봉수 GK 코치가 갑작스럽게 사임한다는 내용이었다.
김 코치는 이날 축구협회를 통해 "브라질 월드컵 직후 홍명보 감독과 함께 사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으나 협회의 요청으로 그러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슈틸리케 감독 아래서 대표팀이 안정 궤도에 올랐고, 내 역할도 어느 정도 다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사임의 변에도 직접적으로 거론했듯, 사실 김봉수 코치는 홍명보 사단의 일원이었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홍명보호의 골키퍼 코치로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으며 홍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해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을 때도 곁을 지켰다. 자타공인 홍명보의 사람이다.
김 코치는 "지금이 결정을 위한 적기라고 판단했다.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같은 날 저녁에 만난 한 축구인은 "김봉수 코치까지 사퇴한 것은 결국 홍명보 감독의 움직임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를 밝혔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현장을 떠나 있었던 홍 감독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와중에 '홍명보의 사람들'이 하나둘 거취를 정리하고 있는 흐름이다. 연관을 짓지 않고 바라보기에는 공교로운 시점이다.
12월 초에는 전남 드래곤즈 김태영 수석코치도 자진 사퇴했다. 잠시 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데, 불과 부임 1년 만에 '휴식'을 원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납득하기 힘든 이유다. 김태영 코치 역시 홍명보의 사람이다. 2009년 U-20 월드컵 때도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그리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도 홍명보 감독 옆에는 김태영 코치가 있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16일 오전 중국 현지에서 홍명보 감독 거취와 관련한 직접적인 보도가 타전됐다. 중국의 텐센트스포츠가 소식통을 인용, 홍명보 감독이 항저우 그린타운의 사령탑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텐센트스포츠는 "홍 감독이 이르면 이날 항저우에 도착해 쑹웨이핑 구단주와 회담을 갖고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과 항저우 그린타운의 연계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홍 감독은 지난 11월말 항저우 구단을 직접 방문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의 측근은 "항저우 쪽의 초청으로 (11월)24일부터 25일까지 1박2일 동안 중국을 다녀온 게 맞다. 항저우 구단에서 기본적인 조건을 비롯한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명해주었다. 기본적인 제안을 받고 고민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제안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항저우 그린타운 뿐 아니라 베이징 궈안 등 중국 슈퍼리그 2~3개 클럽이 홍 감독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축구계의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숱한 '설'이 모양새를 갖춰 점점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 축구인은 "김태영 코치나 김봉수 코치 모두 홍명보 감독과 동고동락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갑자기 현재 소속팀을 떠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라면서 홍명보 감독의 현장 복귀설에 힘을 실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1월16일 천안축구센터에서 열린 '제9차 홍명보장학재단 KOREA SHIELD PROJECT'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식 석상 등장은 약 6개월 만이었다.
당시 홍 감독은 "난 항상 어떤 선택을 함에 있어서는 '명분'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적인 감정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전에는 이런 것들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컴백을 암시한 듯한 뉘앙스였는데, 점점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홍명보의 사람들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난 것일까. 빠르면 중국발 '오피셜'이 16일 전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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