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일본 오사카 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6.2.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
'2016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로 떠나던 윤덕여호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그리 큰 기대가 실려 있지 않았다. 한국 여자축구 수준이 많이 발전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넘어야할 벽들이 너무 높기에 본선행 티켓을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냉정하게, 그랬다.
1차전 상대가 북한, 2차전에서 일본을 만나는 스케줄도 달갑지 않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북한은 지금껏 단 1번밖에 이겨보지 못한 상대였다. 최근에는 9연패 중이었다. 그런 '넘사벽'에 또 패한다면 그것이 한일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점에서의 걱정이었다.
일리 있는 분석이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 바라보면 더 유리한 조건이기도 하다. 만약 북한전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일본전까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외려 정면승부가 필요했는데, 훌륭하게 소화했다. 최상의 결과는 아니지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충분한 동력을 얻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월29일 일본 오사카의 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6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이 다행인 결과가 아니라 북한이 가슴을 쓸어내렸던 무승부다.
한국은 전반 31분 정설빈의 선제골 이후 내내 앞서 나갔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부터 전체적인 조직력까지, 한국은 북한과 대등하게 맞섰다. 다만 아쉬운 것은 막판 체력이었다. 뒷심이 다소 떨어지던 한국은 후반 35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해 거의 다 잡았던 '대어'를 놓쳤다. 하지만 분명 박수가 아깝지 않은 내용과 결과였다.
분위기를 탔다. 선제골의 주인공 정설빈은 "우리가 준비한대로 골을 넣어서 더 좋았다. 막판에 동점골을 내줬으나 나름대로 북한 대처법에는 성공한 것 같다"고 흡족함을 전한 뒤 "좋은 분위기를 살려서 일본은 꼭 이기도록 하겠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하고자하는 의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모두 커졌다.
반면 일본은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사실상 개최국 입장인 일본은 안방에서 열린 호주와의 1차전에서 1-3으로 졌다.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여자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강호인 일본은 리우행 티켓을 가져갈 확률이 가장 높은 팀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첫판부터 꼬였다. 안팎의 잡음이 많이 나오면서 흔들리고 있다. 한국이 완전히 쓰러뜨릴 수 있는 기회다.
지금껏 여자축구는 총 26번의 한일전을 펼쳤다. 4승8무14패로 열세다. 하지만 점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2010년 이후 치른 5경기에서는 2승1무2패로 호각세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2번의 경기에서는 모두 한국이 승리했다.
2013년 동아시안컵에서 2-1로 이겼다. 지소연이 홀로 2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여름 중국 우한 동아시안컵에서도 한국은 일본을 2-1로 잡아냈다. 전가을이 멋진 프리킥 골을 터뜨렸던 그 경기다.
최근의 기세는 한국이 확실히 좋다. 대회 첫 경기에서도 두 팀의 분위기는 엇갈렸다. 4승8무14패라는 과거를 걱정할 필요 없다. 최근은 한국이 2연승 중이다. 윤덕여 감독을 비롯해 지소연, 조소현, 전가을, 정설빈 등 현재 주축들은 분명 일본에게 자신감을 갖고 있다. 한일전 3연승이 기대되는 이번 대결은 2일 오후 7시35분 오사카 킨초 스타디움에서 시작된다.
대경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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