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만의 축구 아직 미완성인가..최진철 감독 혹독한 신고식

광주FC 조직력 축구에 포항 혼쭐

포항스틸러스가 광주 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홈 개막전에서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6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3대 3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반 42분 포항의 심동운이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포항과 광주는 이날 4-2-3-1 동일한 전술로 나왔다. 포항은 포백 수비에 김대호-배슬기-김원일-박선용, 중앙 미드필드에는 손준호와 황지수, 최전방에 라자르, 2선 공격라인에 심동운-문창진-정원진이 나섰고, 골키퍼는 신화용이 출전했다.

이에 맞선 광주는 최전방에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정조국, 2선 공격라인에 조성준-송승민이 맞섰고, 김민혁이 플레이메이커로 역할을 맡았다. 중앙 미드필더는 여름과 이찬동이, 이으뜸-김영빈-홍준호-이종민이 포백 수비라인을 골키퍼는 최봉진이 나섰다.

포항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광주는 주눅 들지 않았다. 남기일 K-리그 최연소 감독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수시절 투지력 넘치는 힘과 팀에 잘 녹여 들어가는 본인의 축구 스타일을 동계훈련 동안 새로운 옷을 입힌 듯 경기 내내 포항의 스틸아트 축구를 막아내며 당황케 했다.

전반 시작과 함께 양 팀은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하지만 전반 10분이 지나면서 광주의 투지 넘치는 중원싸움이 포항의 예봉을 꺾는데 성공하면서 흐름이 광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광주는 포항의 수비 조직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정조국을 중심으로 여름, 이찬동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기회를 만들어 갔다.

이 흐름을 이어가듯 첫 골이 전반 17분 광주의 최전방 공격수 ‘패트리어트’ 정조국의 발끝에서 나왔다. 포항의 진영에서 해딩경합중 떨어진 공을 수비진 사이로 침투한 정조국이 침착히 득점에 성공하면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의외의 선제골을 내준 포항은 잠시 조직력이 무너지는 듯 했지만, 전열을 재정비하며 곧바로 반격에 나서 광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1분 포항의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손준호의 긴 패스를 받은 심동운이 광주 골키퍼 최봉진을 앞에 두고 로빙 패스했고, 라자르가 빈 골대를 향해 헤딩 슈팅했지만 골대를 맞쳐 1만 홈 관중들은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포항은 중원 싸움에서 광주에 밀리면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심동운과 문창진, 정원진으로 이어지는 신진 2선 공격 라인은 광주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전반 29분 광주에게 다시 한 번 더 결정적인 찬스를 내줬다.

수비라인 배슬기의 결정적인 실수를 송승민이 놓치지 않고 정조국에게 패스해 정조국이 슈팅을 시도했으나 신화용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추가 득점기회를 놓쳤다.

패트리어트 정조국은 이날 광주로 이적한 후 첫 경기에서 5개의 유효슈팅을 날리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포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문창진을 빼고, 수비수 김광석을 투입하면서 전술을 3-4-3으로 전환하여 수비 조직력 강화하고 빠른 공격력 전개를 노렸다.

하지만 포항의 전술변화에도 광주의 견고한 조직력은 흔들림이 없었다. 광주는 볼이 움직이는 지역마다 협력 수비를 보여 포항 공격력을 무력화 시켰다. 경기를 주도하던 광주는 정조국이 후반 20분 이으뜸의 과감한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가볍게 골로 연결하며 2-0으로 앞서나가면서 개막 원정경기를 승점 3점으로 마무리하는 듯 했다.

그러나 광주에 위기가 찾아왔다. 이으뜸이 후반 24분 반칙을 범해 경고를 받았다. 전반전에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이으뜸은 경고 2회로 인해 퇴장을 당했다. 상황은 급격히 포항으로 옮겨왔다.

남기일 감독은 위기를 넘기 위해서 김민혁과 이찬동을 빼고 박동진과 김정현을 투입해 수비와 허리라인을 강화했다. 후반 29분 포항은 양동현을 투입해 마지막 승부를 걸었다. 양동현은 투입 직후 과감한 돌파로 광주의 골대를 맞추는 등 포항의 공격을 이끌며 분위기 반전을 하는데 성공했다.

포항의 만회골도 양동현의 발끝에서 나왔다. 후반 42분 아크 근처에서 감아찬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의 파상공세는 무서웠다. 후반 45분 동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는 완전히 포항으로 넘어와 대 역전 승리도 가능했다. 후반 47분 황지수의 극적인 역전 결승골이 터지면서 스틸야드는 축제분위기로 경기가 종료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마지막 공격을 시도한 광주의 이종민이 페널티 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김정현이 가볍게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주심은 PK골과 동시에 종료를 선언했고, 양 팀의 혈투는 여기서 막을 내렸다.

당초 예상과 달리 광주의 남기일표 축구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후방에는 이종민이 최전방에는 정조국이 팀을 리더하면서 올 프로축구 돌풍을 예고했다.

축구팬 정 모(43)씨는 "6분정도 포항축구를 본것 같다. 지금 포항축구는 과도기로 최진철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아직은 미완성인듯 보였다."며 "다음 경기에는 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항은 지난해까지 스틸아트를 선보였던 황선홍 감독이 물러나고 최진철 신임감독이 부임했지만 포항만의 축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김승대, 신지호 등 주축 선수들이 이적하면서 아직 조직력과 팀컬러가 완벽하지 않다는 게 경기 종료 후 축구인들은 평가했다.

*득점 (포항) 양동현(후42), 심동운(후45), 황지수(후47)

(광주) 정조국(전16, 후20), 김정현(후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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