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 총장 "한국 젊은이들 세계를 봐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종교나 민족, 장애, 성적지향, 성 정체성을 떠나 모두 인류가족의 일원이고 동등하게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며 각국 정부와 NGO 대표, 세계 젊은이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반 총장은 30일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한 뒤 "21세기의 도전 과제를 타개할 세계시민 육성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여분 동안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반 사무총장은 세계시민 육성에 필요한 교육 실현을 위해 각국 정부와 NGO간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면서 각국 정부기관에 NGO활동 역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일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NGO와 시민단체의 참여가 없었다면 야심찬 계획을 결코 충실히 달성할 수 없었다"며 "각국 정부에 NGO의 활동영역을 확대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성장 일화를 통해 세계시민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반 총장은 "이번 회의의 주제인 세계시민 교육은 제 삶의 모토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당시 저는 다른 아이들처럼 야외에서 공부를 했고, 그때 유니세프·유네스코 등이 기증한 교과서로 읽기와 수학을 배웠다"며 "바로 그런 교육 덕분에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이런 교육 덕분에 최빈국에서 경제대국으로 변모하게 됐다"며 "교육은 21세기 도전 과제를 타개할 세계시민을 육성하는데 필수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빈곤과 취업문제 등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적절한 교육 투자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세계인의 관심을 당부했다.

반 총장은 "저는 그들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 수백만명의 젊은이들이 양질의 고용, 직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삶의 목적과 소속감 문제로 힘들어 하고 있다.(이런 점들이 젊은이들을) 폭력적 극단주의에 취약한 아이들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평화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를 원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은 물질적 지원과 정치적 영향력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역설했다.

반 총장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한국은 아주 평화로운 번영을 하고 있지만 한국을 넘어서 세계를 바라보라. 세계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라"며 "한국에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사회를 더 풍성하게 하고 유익하게 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한편 이날 열린 제66차 유엔 NGO 컨퍼런스에는 반 총장과 황교안 국무총리, 스콧 칼린 유엔 NGO컨퍼런스 의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100여개국 NGO 대표들이 참석했으며 '세계 시민교육, 지속가능개발목표 이행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다음달 일까지 이어진다.

유엔 NGO 컨퍼런스는 2008년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61차 컨퍼런스 이후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이번 컨퍼런스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있다.

1946년 첫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현재 세계 1500여개 NGO가 참여하고 있으며, 유엔과 각국 NGO는 컨퍼런스를 통해 국제사회의 주요 의제를 선정하고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경주 컨퍼런스에서 세계 각국 단체는 사흘간 4차례에 걸쳐 48개 워크숍을 통해 빈곤과 기아 종식, 양질의 교육보장 등 유엔이 추구하는 17개 목표를 심도있게 논의한다.

6월1일 폐회식에서는 컨퍼런스의 의제를 정리한 '경주선언문'이 채택될 예정이다.

향후 15년간 세계 시민사회의 지표가 될 '경주선언문'은 컨퍼런스 전문위원회, 세계 NGO대표 등 300여명이 참가해 컨퍼런스 주제인 세계시민교육에 부합한 실천 아젠다를 작성한 뒤 다음달 23일 뉴욕 UN본부 회의에 상정, 확정된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