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7일 환경ㆍ민생ㆍ문화에서의 남북간 교류 확대를 제안한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 69주년 경축사에 대해 "그야말로 실현불가능한 것"이라며 "남북관계의 실질적 해결을 위한 성의와 진지한 태도가 반영돼 있지 않다"고 평가절하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대결의 빗장을 그대로 두고 협력의 문을 열수 있는가'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 집권자의 8·15 경축사라는 것은 북남관계 문제에 대한 똑똑한 해결책은 없고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으로서 실속이 없는 겉치레, 책임 전가로 일관된 진부한 것"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신문은 "실제로 경축사의 그 어디에도 북남관계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한 성의와 진지한 태도가 반영되여 있지 않다"며 "지금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이 해소되지 못하고 극단에로 치닫는 것이 과연 '환경, 민생, 문화의 통로'를 열지 못해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북남관계악화의 근원이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며 "그것을 해소하지 않고 어떻게 협력과 교류를 실천할 수 있으며 화해와 단합, 통일을 저해하는 법적, 제도적 장벽을 허물지 않고 어떻게 대화와 접촉, 왕래를 정상화할수 있겠는가"고 비판했다.
신문은 특히 "북남 협력의 길이 반통일적인 '5·24 조치'에 의해 꽉 막혀버렸는데 그것을 그대로 두고 '환경, 민생, 문화의 통로'를 열자고 했으니 모순도 이만저만한 모순이 아니다"며 남북 문화유산 공동발굴 등 박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5·24 조치'의 해제가 선행되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러면서 "북침 핵선제공격각본인 맞춤형 억제전략이 정식 적용되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의 강행은 노골적인 침략위협이자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며 "인천에서 곧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게 되는데 그것을 앞두고 UFG총포성을 요란하게 울리는 것이 평화에 대한 위협이 아니란 말인가"고 비판했다.
아울러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도 박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북남관계 개선과 조국통일을 위한 근본문제를 외면한 것"이라며 "논할만한 하등의 가치도 없다"고 폄하했다.
근근본문제부터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제목의 이 글은 "경축사는 남조선 민심과 온 겨레의 지향과 요구에 부응하는 내용들은 하나도 없고 부차적이고 지엽적인 내용들만이 열거돼 있다"며 "말들 자체가 단어만 바꾸어놓았을 따름이지 이미 휴지장으로 낙인된 '한반도신뢰프로세스'나 '드레즈덴선언'에서 다 거론 된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렬과 대결의 상징인 원한의 콘크리트 장벽을 그대로 놔두고 그 무슨 '하천과 산림공동관리'를 떠들고 '건설적대화'를 제창하는 것이야말로 대문에 빗장을 지르고 총칼을 빼들고 서서 악수를 하자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라며 "구구하게 그 무슨 서푼짜리 제안을 내놓고 설명하느라 고심하기보다는 이제라도 북남선언들을 인정하고 성실히 리행하겠다고 하면 만사가 다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당국이 진정으로 북남관계개선과 조국통일을 바란다면 그를 위한 근본문제해결에 먼저 낯을 돌리고 겨레의 지향과 요구대로 북남선언들을 이행하기 위한 정책적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