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민심 변질됐다”는 주장도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자신의 캠프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31일 “모든 정당·정파의 대표를 모아 '개헌추진 협의체'를 만들어 대선 전 개헌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자신의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을 고쳐 승자가 독식하는 현행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5년제 대통령제를 폐기하고 분권, 협치가 가능한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 정치 지도자와 국민들을 만나 민의를 청취했다"면서 "가장 공감이 갔던 것은 우리나라에 팽배한 패권정치·패거리 정치가 국민을 편 가르고, 갈등을 부추기는 등 대립을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결국 제왕적 대통령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아울러 "분권형 권력구조 만들기 위해서는 의회와 대통령이 같은 시기에 출발해야 한다"면서 "총선·대선이 맞지 않는 비효율을 해결하려면 오는 2020년에는 총·대선을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 차기 대통령 임기단축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했다.

또한 "민주당과 유력 대권주자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 며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며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촛불 민심에 대해선 “광장에 민심으로 표현되는 국민들의 여망은 이제까지 잘못된 정치로 인해서 쌓이고 쌓인 적폐를 싹 바꾸라는 뜻”이라며 “국민들의 함성 분노 이런 것이 다 전달이 되고 결국 역사상 불행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탄핵소추 대상이 된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선 민족의 비극이다”라고 했다.

이어 “지나면서 보니까 광장의 민심이 초기의 순수한 뜻보다는 약간 변질된 면도 없지 않아 있다”며 “거기서 다른 요구들도 나오고 그런 면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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