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학술원 개원 60주년 기념식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정부는 '세월호'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면서 사회 모든 영역에서 기본에 충실하고 각자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가 시스템을 혁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반포대로 소재 대한민국학술원(회장 권숙일)에서 열린 학술원 개원(開院) 60주년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지금 우리나라는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후유증과 안보위기가 계속되고 있고, 얼마 전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국민 마음에 큰 상처를 줬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번 세월호 사고는 '우리 사회 전반의 의식 수준과 국민안전 시스템을 근본부터 재점검하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면서 "외적 성장 뒤에 감춰져 있던 물질주의와 편의주의, 이로 인한 비정상 제도와 관행·문화가 국가공동체를 유지하는 기초와 신뢰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오늘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도전은 인식의 대전환과 함께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과거의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과감히 혁신과 개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사회 구성원 간 신뢰와 공동체 정신을 더 고양해야 한다"며 "상식과 윤리, 법치를 기초로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선 자기 성찰적 연구와 교육, 그리고 실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인문학과 사회과학, 과학기술 등 여러 학문 분야가 활발한 융합과 통섭(統攝)을 통해 더 큰 통찰과 지혜를 제시해주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 세계는 국민 개개인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해가고 있다. 세계경제가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소득 불균형이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지금 창의와 혁신, 새로운 아이디어가 국부(國富) 증대의 원천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면서 "정부는 기초학문과 창의적 연구 지원을 늘리고, 우리 학계가 더 안정적이고 건전한 토대 위에서 연구와 교육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1954년 학술원이 출범했을 당시 우리나라는 6·25전쟁의 상흔으로 전 국토가 폐허와 다름없었다"며 "우리가 그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학술원은 헌신적 학문 탐구와 후학 양성으로 우리나라 발전의 기틀을 만들어왔다"고 학술원 회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그동안 쌓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창조적 혁신을 위한 지식의 샘을 채워주고, 더 안전하고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혜도 끊임없이 전해 달라"고 참석 회원들에게 당부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대한민국학술원은 지난 1952년 8월 제정된 '문화보호법'에 따라 1954년 회원 수 63명으로 출범해 올해로 개원 60주년을 맞았다. 현재 학술원의 회원 정원은 150명, 현원은 135명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이날 학술원 개원 60주년 기념식 참석에 대해 "국가의 학문적 위상 제고에 기여한 학술원 회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그들의 학문적 성과와 노력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정부에선 1994년 학술원 개원 40주년 기념식과 2004년 50주년 기념식 때 각각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에 참석했으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로 관계 인사들을 초청해 식사를 같이했었다고 한다.

이날 기념식에선 학술원 회원인 전해종(95) 서강대 명예교수(동양사)와 부총리를 지낸 조순(86)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 그리고 정창희(94) 서울대 명예교수(지질학) 등이 학술 연구와 후학 양성을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박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또 전 교수 등과 함께 서훈을 받았으나 이날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이춘영(97) 학술원 회원(농화학)에 대해선 별도로 훈장을 전달토록 했다고 민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기념식엔 권숙일 회장과 이성무 부회장 등 학술원 회원들과 유종호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또 정부에선 나승일 교육부 차관이, 그리고 청와대에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정현 홍보·모철민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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