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리프니츠카야, 피겨 단체전서 활약…아사다는 ‘엉덩방아’
20·21일 여자 싱글 시작…김연아 2연패 도전
‘피겨 여왕’ 김연아(24)와 일본의 간판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전이 주목을 모았던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러시아의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여왕’의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리프니츠카야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단체전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TES) 71.69점, 예술 점수(PCS) 69.82점으로 합계 141.51점을 획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리프니츠카야는 9일 벌어진 쇼트프로그램에서도 72.90점을 받아 자신의 최고 점수(종전 72.24점-2014 ISU 그랑프리)를 뛰어넘으며 1위에 올랐다. 2위는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70.84)였고, 아사다 마오는 64.07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리프니츠카야가 단체전에서 얻은 점수를 합산하면 214.41점이 된다. 이는 김연아가 이번 시즌 출전했던 국제대회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대회 기록(204.49점)보다 높은 점수다.
물론 김연아가 단체전에 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리프니츠카야는 경계 대상으로 삼기에 충분한 기량과 경기력을 보여줬다.
리프니츠카야가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등에 업고 경기를 치른다는 점도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다. 리프니츠카야는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김연아의 경기를 직접 보고 싶다”고 말하는 등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프니츠카야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반면 밴쿠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아사다는 대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단체전 여자 쇼트프로그램에 일본 대표로 출전한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엉덩방아를 찧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며 야심차게 이번 대회를 준비한 아사다는 김연아가 없는 가운데서도 3위에 그치며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하지만 아직 아사다의 가능성을 낮게 보기엔 이르다. 아사다는 9일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마친 뒤 아르메니아의 예레반으로 건너갔다. 이곳의 한 링크장을 통째로 빌린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을 비롯해 최종 최종 컨디션 점검을 한 후 소치로 돌아올 계획이다.
‘도전자’ 둘이 먼저 경기를 시작해 한 차례 치고받았지만, ‘여왕’은 아직 발걸음을 떼지도 않았다. 국내에서 개인 훈련 중인 김연아는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뒤 13일 소치에 입성한다.
1년 여의 실전 공백, 불의의 부상 등 쉽지 않은 상황에도 김연아는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며 금메달 ‘0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자신의 연기만 잘 소화해낸다면 무난하게 ‘피겨 여왕’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가 홈 어드밴티지와 텃세 등 ‘외부 요인’과,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른 리프니츠카야와 영원한 맞수 아사다의 끈질긴 도전을 뿌리치고 또 한 번의 환희를 누릴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는 오는 20일에 쇼트프로그램, 21일에 프리스케이팅이 각각 벌어진다.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