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끊임없이 올랐고, 정부로서도 이를 제어하기 위한 강력한 세제 등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었지만 그 정당성과 효율성 등 면에서 국민들의 불만이 팽대해 있다고 보아진다. 정부가 시장경제와 주택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LH공사 등을 통한 정부의 저소득층 주택정책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 것인지, 강화된 관련 세제들이 정당한 것이며 시민들의 담론을 거쳐 형성된 것인지, 시민들의 근면정신을 저하시키거나 시기심 등을 자극하여 시민여론을 양극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등이 그 불만의 주제들이라고 본다.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필자도 정부의 노력과 어려움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집 태우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각 개인들은 시장상황에 대단히 민감하고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주택시장은 국가경제와 크게 연계되어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강조하다 보면 자칫 국가경제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주택이라는 것은 TV세트와 같이 짧은 시간 내에 대량으로 생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택은 가격이 비싸고, 허가 및 건설에 시간이 많이 들고, 인간 삶에 필요한 요소, 특히 인간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수요(Demand)와 소요(Need)가 있는 것이기에, 그리고 가격, 형태, 위치, 거리 등에 따라 다양한 하위시장이 존재하기에 국가적으로 단순한 정책으로 쉽게 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주택산업은 큰 경제파급효과를 지니고 있고 일반경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그 조정에 매우 신중해야 할 것이다.

근래에 주택투자가 바람직한 것이냐 사회악이냐 같이 ‘블랙 앤 화이트’ 이분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없지 않은데, 이는 맞는 태도가 아니며, 우리 사회가 주택 및 주택시장의 다양한 성격 내지 본질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고 신중한 담론형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이는 세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정부 및 시민들이 알아야하고 신경써야 할 정책관련의 이슈들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자본주의사회는 시장기능에 주택의 수요와 공급을 맡기는 것이 원칙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하면 시장기능이 잘 작동하면서 많은 계층의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또한 어떻게 자원절약, 생태보전 등 지속가능개발원칙을 제대로 반영하면서 효율적으로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인가?

두 번째, 정부의 역할이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 체계적 개발과 용도상 충돌 방지 등을 위해 도시기본계획 수립, 환경영향평가 등 허가과정을 통한 재산권의 일부 제한인데, 우리 사회에서 도대체 얼마만큼이 용인될 것인가? 또한 주택가격상승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의 세금책정이 맞는 것이며, 이로 인한 시장침체 등의 영향은 제대로 예측하고 있는 것인가?

세 번째, 미국 등 자본주의 선진국들의 경우 주거소유를 통해 주거 및 네이버후드의 향상을 꾀하고 있고, 이를 위해 다양한 모기지 제도를 국가지원으로 민간은행들이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이 정책이 맞는 것인가? 맞는다면 어떻게 모기지시스템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며, 요즈음 큰 문제가 되는 신규주택 투기 열풍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네 번째,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택투자는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재산증식을 위한 한 분야, 특히 대부분 중산층들의 제일 큰 자산이자 은퇴대비 저축이라고 생각되는데, 정부가 이를 조금이나마 제어하려는 것은 주택 및 주택시장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제어에 대한 법률적인 검토 및 시민담론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어느 정도가 적당할 것으로 보는가?

다섯 번째, 시장경제로부터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계층을 위해 정부가 어떠한 정책과 전략을 수행해야 할 것인가? LH공사 등을 통한 가난한 계층을 위한 임대주택공급이 정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 것인가?

수도권 아닌 지방도시인 포항의 주택가격은 싸다면 싸고 비싸다면 비싸다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비해서 크게 저렴한 편이다. 몇 년 전 난데없는 지진으로 포항의 주택가격은 크게 떨어졌는데, 수도권 등 주택가격 상승 여파로 이제 예전의 가격 정도로 되돌아갔다고 보아진다. 다른 도시민들과 마찬가지로 포항시민들도 주택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중요한데, 그 요구 조건이 각 라이프 스타일과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시민들 각자가 다를 것이다. 이에 따라 어차피 가격 차이가 나고 시민들은 부동산을 통한 재산증식을 원할 것이다. 물론 큰 도시와는 비교가 안되지만 부동산이 재산증식의 가장 큰 요소가 되어 왔음을 애써 부인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새아파트들이 분양될 때 시세차익을 노리고 짧은 시간에 많은 외지 투기자들이 지나치게 모여드는 것이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이를 활용하고자 할 것이지만 지역주택시장은 피해를 보는 것이고 실제 입주자들도 피해를 보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지양되어야 하고 어느 정도는 법으로라도 막아야 할 것으로 보는데, 어느 정도이어야 할지가 문제라고 본다. 아무쪼록 올해에는 주택 및 주택시장 관련 이슈들이 즉흥적이라기보다 장기적인 담론을 거쳐 수립되고 시행되고, 주택시장의 재건을 통해서라도 위축된 우리 지방경제가 살아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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