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暎根 주필·한동대 특별초빙교수
세월이 흘러 언론의 자유가 확산되자, 어른들이 말을 만들어 냈다. 무슨 당치도 않은 조작이냐는 것이다. 10살 어린이가 무슨 배짱으로 간첩들에게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하였을까? 반공을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들 하였다.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간단히 생각하면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린이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운 대로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하였을 것이라는 추론이 앞섰다.
어찌되었든 일가족이 몰살된 것은 사실이다. 설마 할 사람도 있겠지만 공산당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들의 말이고, 해방 후 좌익이 정국을 장악하고 있었을 때의 횡포를 상기해 보면, 좌익(좌파)들은 인간 말종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제까지 이웃끼리 오순도순 살면서 배고픈 시절 나누어 먹고, 서로 도우면서 살아왔는데, 어느 날 팔뚝에 붉은 완장을 두르고서는 ‘반동세력’ 숙청하자면서 살갑게 지냈던 이웃과 안면을 확 바꾸고, 둔기로 살해하는 장면들을 영원히 기억하는 당시 국민들은 공산당은 상종하지 못할 종자들이라고 단정하였다.
좌익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어찌 그럴 수가 있을까, 언제 임명을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무슨 권한으로 인민재판이라는 명목을 앞세워 이웃들이 보는 앞에서 린치를 가하고, 몽둥이찜질을 하고, 오뉴월 때려잡는 개 끌고 가듯이 주리를 틀기도 하였다. 이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작자들의 소행이었다. 이것이 좌파들의 본색이었다.
필자는 호적을 1년 늦게 하여 국민학교(지금 초등학교) 입학하였기에 1945년 해방되었을 때 초등학고 3학년이었다. 당시의 상황을 지금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그 여파가 빨갱이, 좌익이라면 심정적으로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이 굳어져 버린 것이다.
더욱이 공산주의 국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즉 북한의 남침으로 야기된 6·25전쟁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우리 동포가 죽거나 다쳤을 뿐 아니라, 전 국토가 황폐화되어 수십 년 동안 개나 돼지처럼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왔다.
공산당의 만행을 직접 체험한 세대에서는 공산당을 박멸시켜야 한다는 ‘멸공’은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수행해야 할 수도(修道)이고 의무이다. 그런데 근간에 갑자기 등장한 “멸공” 파문을 보면서 무슨 요괴한 현상인지 가늠하기가 힘들어졌다.
소셜미디어에서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멸공(滅共)’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 도화선이 되어 지금 좌우익 간 공방이 치열하다. 정 부회장이 어떤 연유에서 멸공이란 단어를 쓴 것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멸공은 공산주의 멸망시키자는 내용인데,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이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하여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용진 부회장을 매도하면서 그가 운영하는 신세계 계열 제품 불매운동을 주창하는 세력들이 기승을 부리자, 이에 맞서 신세계 상품을 구입하자는 구매 운동이 열화 같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불매운동의 근원지가 주로 여당 쪽이라니 아무리 생각하여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좌익들이 얼마나 극성을 부렸는지, 신세계 주가가 폭락하고, 여기에 정신 빠진 정치인들마저 가세하자, 정용진 부회장이 ‘멸공’ 절필을 선언하였지만, 인류가 절대 가치로 추구해야 할 소명이 ‘멸공’이다.
노동자, 농민의 이상향을 만들겠다는 레닌은, 소련을 인간 학살의 동굴로 만들었고, 그 후계자 스탈린의 소련도 무자비한 살인으로 시베리아를 피로 물들인 사회주의 독재, 전체주의국가였다.
중국의 모택동은 문화혁명을 일으켜 1천만 명 이상의 인민들을 지식인이라 하여 반동으로 몰아 죽인 피의 터전 위에 세운 나라가 중화인민공화국이다. 이 피의 역사를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류가 직접 보고 살아왔다.
오늘의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철저한 공산주의 국가다. 그들이 지금 벌이고 있는 만행을 더 말해 무엇 하나, 올림픽 보이콧 사태로 시끄러운 중국이 다시 공산독재국가로 체제를 굳혀가면서 56개 소수민족들을 탄압하고 인권을 유린하며, 철저한 언론 통제를 통해 전제주의 국가로 재무장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고무적인 현상은 2030세대, 즉 MZ세대들이다. 그들의 활동무대인 온라인 커뮤니티 FM코리아 온라인에서 “연평도 포격, 서해 교전을 겪은 세대라면 멸공해야지” 하고 일어나 신세계 제품 구매를 독려하는 바이콧 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하고 있다.
2030 세대들이 특히 ‘멸공’ 전선에 민감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굴종적인 대중대북정책에 자존심이 크게 상처받은 것이 ‘멸공’에 접합 한 것이다. 지난해 시사 주간지가 한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8.1%가 중국은 악에 가깝다고 대답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