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제외
金, 영장실질심사 참여 포기
"성실히 조사 받겠다는 의미"
영장 발부 여부 이르면 오늘 저녁 결정
金 "비자금 조성 여부 모른다
금고지기가 잘 알아" 떠 넘겨
김 전 회장과 함께 해외로 도피
'심복' 수행비서 캄보디아서 체포
동반 도피 때 항공권 예매 등 지시
金 송환 후 숙소서 물품 챙기다 덜미

검찰이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19일 0시 40분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김 전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대북송금 의혹(외국환거래법 위반)과 뇌물공여,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포함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으로 예정된 수원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성실하게 조사받기로 했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영장실질심사 참여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의자가 실질 심사에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기록을 검토해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은 이날 저녁 또는 20일 새벽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김 전 회장과 함께 태국에서 체포된 양선길 현 회장에 대해서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함께 청구했다.
한편 검찰은 변호인 입회하에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이틀째 진행했다. 김 전 회장을 압송한 당일인 지난 17일 횡령 및 배임 혐의 먼저 조사한 검찰은 18일 조사에서 뇌물공여와 대북 송금,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나머지 혐의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를 부인하며 쌍방울 '금고지기'인 전 재경총괄본부장을 언급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 조사실에서 진행된 조사에서 "계열사 간에 필요에 따라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했는데, 그 과정에 절차나 법리상 잘못된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특정한 목적을 위해 돈을 빼돌린 것은 없다"며 이같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됐다.
쌍방울은 지난 2018년 11월과 2019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매입한 곳은 김 전 회장이 대주주인 그룹 내 페이퍼컴퍼니와 친인척 소유 회사 2곳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회사들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 변호인은 "김 전 회장이 기본적으로 회사 자금의 큰 틀은 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쌍방울 그룹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가 잘 알고 있다"며 "김 전 회장은 위법적인 부분이 있다면 처벌받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의 전 매제이자 쌍방울 '금고지기'로 불리는 전 재경총괄본부장은 쌍방울 그룹의 재무 흐름 전반을 꿰뚫고 있을 뿐 아니라 김 전 회장의 자산을 관리해 쌍방울 관련 각종 의혹을 밝히는데 핵심 인물이다.
지난해 말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검거된 뒤 수감 중인 전 재경총괄본부장은 최근까지 귀국 의사를 밝혀왔는데 김 전 회장 체포 직후 갑자기 귀국 의사를 번복하고 송환거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날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도 추궁했다지만 김 전 회장은 '회삿돈이 아닌 개인 돈'이라고 주장하며 공금횡령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김 전 회장과 함께 해외로 도피했던 수행비서 박 모씨가 캄보디아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됐다.
박씨는 김 전 회장의 '심복'으로, 김 전 회장 등 해외로 도피하는 쌍방울 임원들의 항공권 예매 등을 지시하고, 김 전 회장이 해외로 도피할 때 함께 출국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 공범 관계에 있는 측근들 모두 수사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동반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태국에서 머물며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의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역할을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김 전 회장과 양 회장이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될 당시에는 현장에 있지 않아 붙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 전 회장과 양 회장의 불법체류가 인정돼 강제 추방이 확정된 이후 김 전 회장의 숙소에서 김 전 회장의 물건 등을 챙겨 캄보디아로 도망가다 캄보디아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