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열 편집국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의 창당 관련 내용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한동안 국내 언론의 관심에게 밀려난 그를 슬그머니 불러들인 사람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다. 마치 삼국지의 삼고초려라는 말을 실행하려는 듯 선제적으로 이준석을 사면(?) 요청하고 거부하는 그를 뒤따라 다녔다.

그 와중에 직업이 의사여서인지 이준석을 아픈 사람으로 전제했고, 만남의 기회를 얻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그래서 찾아 간 곳이 이언주 전 국회의원과 북콘서트를 개최한 부산이었다.

무대와 객석에서 만남은 이뤄졌지만 이준석의 노골적인 무시와 거부로 마주할 시간은 조금도 허용되지 않았다.

이 때 이준석이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붙인 호칭이 ‘Mr 린튼’이었다. 인 혁신위원장에겐 분명한 ‘인요한’ 이라는 한국식 이름이 있었고, 그 외 그를 부르는 호칭은 ‘Dr(의사) 린튼’이라는 것을 이준석이 분명히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그를 낮추어 불렀다고 볼 수 있다.

직전 당대표였으며, 당원권이 회복된 이준석이 현 혁신위원장에게 큰 결례를 범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과거 나이 어린 당대표를 무시한다고 발끈했던 이준석이 나이 많고 당 고위직에 해당하는 혁신위원장을 무시한 처사는 어찌 판단해야 하나.

자기(1985년생)보다 먼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자란 인 위원장(1959년생, 전남 순천)에게 (외국인이니)영어로 해야 본연의 의미 전달이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며, 허접한 영어로 오만하게 대응한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최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충남 태안군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당원 행사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준석이"라 부르며, "한국의 온돌방 문화와 아랫목 교육을 통해 지식, 지혜, 도덕을 배우게 되는데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은 바로 다음날 “12년 정치를 하면서 여러 가지 날 선 대화를 주고받은 사람이 많지만 부모를 끌어들여 욕하는 건 본 적이 없다.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 모르겠다”며, “어느 문화에서도 용납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에서 자식이 잘못하면 부모가 욕을 먹었다. “저런 고얀 놈, 뉘 집 자식이냐. 그 어미 애비가 누구냐”며 그 부모를 나무라던 시절이 오래된 과거 이야기가 아니다. 부모에게 욕을 돌리지 않으려면 자식이 그 처신을 조심해야만 했다.

이준석이 말한 외국인에게, 토종 한국식 훈계를 듣고서도 훈계의 출처를 운운하는 준석이는 외국인인가, 한국인인가. 어느 문화에서 자란 산물인지 잘 모르겠다.

이번 일로 이준석에 대한 인요한 위원장의 짝 사랑은 끝이 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계속된다면 이는 짝사랑이 아닌 집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당을 혁신해야할 혁신위원장이 당을 폄하하고 당원을 빼내 신당을 차리겠다고 공개 선언한 이를 받든다면 이는 같은 해당(害黨) 행위자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내 머물며 ‘신당 창당을 논의하는 세력’이나 이를 바라보면서도 제대로 출당을 요구하지 못하는 ‘당내 지도자라고 불리는 자들’이나 매 마찬가지로 보인다.

당 혁신위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당 공천위원회가 해야 할 권한을 넘어서지 말고 정당의 부패하고 청산되지 않은 비리, 악습 등을 도려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천억원의 국고를 지원받는 정당의 개혁과 혁신은 그 자체로 국가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혁신(革新)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이 뒤따르는 변화’를 뜻한다.

청년 비대위원이란 타이틀로 성접대를 받은 청년정치인, 이를 덮으려고 수행비서를 보내 거짓 각서(7억 투자) 작성과 이를 통해 받은 (거짓)사문서를 경찰서 증거물로 제출, 성접대 사실을 폭로한 매체를 고발하고 나서 무고죄로 역(逆) 고발당한 청년정치인을 사면하겠다고 나선 인 위원장부터 잘못이다.

검찰 수사 받는 청년정치인 범죄피의자를 혁신위가 무슨 근거로 사면(징계취소)하나. 작은 죄도 밝혀 혁신에 나서야 할 혁신위가 형사처벌 받아야 할 범죄피의자를 징계취소하면 과연 누굴 벌하며 당을 쇄신·정비할 수 있단 말인가.

전과4범의 대통령 후보이며 10여개 재판과 수사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가 버젓이 대표직을 수행 중이니 균형을 맞추자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준석의 실체를 이제서라도 깨달았다면 다시금 품어야 한다는 실책성 발언은 이제 그만하고, 마지막 남은 활동기간 당의 혁신과 쇄신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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