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양쪽에서 상반된 의사를 가진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고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을 말한다. 양 측 모두 피하지 않고 충돌을 선택하면 모두 죽게 된다. 만일 한 쪽이 겁이 나서 옆으로 피하게 되면 그 행위자는 겁쟁이가 되며 체면을 잃게 된다. 결국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을 일컫는다. 이판사판의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될 때 떠오르는 표현이고 잃게 되는 체면이 무서워서 그 뒤를 살피지 않고 모두가 다 죽자고 달려드는 형국이다.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집단 휴진을 결의한 가운데 정부와 의사협회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가 마치 위에서 말하는 겁쟁이 게임을 보여주는 것 같다.
서울의대 교수 55%가 휴진에 들어가며, 17일부터는 ‘무기한 집단휴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 529명이 휴진을 하고, 외래를 축소하며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62.7%였던 수술장 가동률도 3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중증진료에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중증, 희귀 질환 환자 진료는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빈말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외래 진료 등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의대 비대위가 정부에게 요청하는 것은 전공의에게 내린 행정처분 절차를 완전히 취소하지 않으면 1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환자를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한 무지막지한 폭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난 번 사설에서, 우리 신문은 정부와 보건복지부의 입장에 대해 보다 더 유연하고 열린 귀로 대화를 다할 것을 촉구했다. 보건 복지부의 입장은 “대한의사협회가 불법적인 전면휴진을 전제로 정책사항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의대 정원과 전공의 처분에 대해서는 정부의 기본입장에 변화가 없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가 18일 집단휴진을 조건 없이 중단하고 의료계가 정부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현안 해결문제를 모색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는 정부의 입장보다 의사협회의 의대 증원 근거에 대한 적절성 논란에 대한 기사를 다루며 양 측에서 원만히 합의를 종용하는 쪽으로 권고했다.
정원 배정의 공정성 논란과 의대교육의 질 저하문제, 오히려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한 정부를 나무랐다. 이번 사건의 출발인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 의사 인력부족은 일시적으로 인구 구조상 일정시간 경과 후, 전체 인구도 줄어들 시 향 후 의사인력 과잉현상을 예측했는데 오히려 정부는 의대증원을 결정했다. 의사협회와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을 나무라고 서로 원만한 합의점을 모색하도록 지속적으로 종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의사들의 환자 진료 거부 등, 끝도 보이지 않고 나서는 행동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게 되었다. 다음 주부터 파업에 들어가는 의사들이 진정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권을 볼모로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죽어가는 환자를 내팽개치고 불법적인 전면 휴진을 무기로 삼아 정부에 정책 사항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