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28일 프랑스 보르도의 ‘스타드 드 보르도’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말리와의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일본이 1-0으로 승리했다.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는 16개국이 출전해 4개 팀씩 4개 조로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2위가 8강에 진출한 뒤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결정한다. 1차전에서 1명이 퇴장당한 파라과이에 5-0 대승을 따냈던 일본은 승점 6점으로 2연승을 거두며 오는 31일 예정된 D조 최하위 이스라엘과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8강행 티켓을 선점했다. 그리고 동시에 C조의 스페인도 쾌조의 2연승을 따내며 8강에 가장 먼저 도달했다.

1968년 멕시코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던 일본은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를 뽑지 않고 전원 23세 이하 선수로만 팀을 꾸려 56년 만의 메달 사냥에 나섰고, 8강에 진출하며 '메달 도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한국의 황선홍 감독이 이끈 한국축구는 한국 축구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게 발목이 잡혀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특히 한국올림픽 대표팀은 황선홍 감독을 국가대표 임시감독으로 선정하면서 올림픽 팀의 훈련을 등한시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한국이 올림픽 본선행에 실패한 것은 1984년 LA올림픽 이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세계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이라는 대기록은 물거품이 되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일찌기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염을 토했다. 일본 축구가 와일드카드 없이 올림픽 8강에 오른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서, 1968 멕시코시티 올림픽 동메달 이후 56년 만의 메달 획득을 꿈꾸고 있다. 대회전부터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외쳤던 일본 선수단은 기세가 등등하다 못해 하늘을 찌를 기세이다. 일본 '풋볼 채널'에 따르면 일본팀 주장은 우리의 목표는 항상 우승이며 8강 진출이 목표가 아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다시 잘 준비하면 좋겠다 라며 각오를 다졌다.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다. 사실 일본축구는 준비 과정에서 부터 달랐다. 오랫동안 현재 선수단으로 팀을 꾸리며 차근차근 올림픽 무대에 대비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들만 발탁하며 큰 그림을 그렸었다. 그 결과 항저우에서는 한국이 결승에서 일본을 2-1로 꺾고 웃었지만, 파리 올림픽에서는 정반대 입장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우리의 꿈나무들이 올림픽 본선무대에 출전도 해 보지 못하는 사이, 일본의 어린선수들은 협회의 체계적인 계획과 밑그림 아래 차근차근 세계를 정복해 보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수 개개인의 자질은 한국선수들이 뛰어난다고들 하지만, 지금 올림픽에서 승승장구하며 보여준 일본 선수들의 경기력과 조직력은 참으로 부럽기만 하다.

국가대표만을 중요시 여기는 이번 축구협회의 행정을 보며, 앞으로 한국축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지금도 내홍의 한 가운데서 문체부와 축구협회의 기(기)싸움 같은 추한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안중에는 한국축구의 미래와 계획은 전혀 없는 듯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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